노 교수가 MZ세대에 전하는 위로…SK하이닉스, 직원 '마음공감 프로젝트'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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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소통 전문가’로 알려진 김창옥 대표와 힐링콘서트 진행SK하이닉스가 MZ세대 직원들을 위해 성과급 기준을 투명하게 바꾼 데 이어 본격적인 '마음공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최근 치솟은 부동산 가격 등으로 마음이 피폐해진 직원들을 위해 콘텐츠를 제작해 사내 공유하고, 심리 상담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 “자신이 행복을 느낀 지 오래됐다면 인생의 영점을 조절해야”
SK하이닉스는 최근 송호근 포스텍 석좌교수와 '소통 전문가'로 알려준 김창옥 '김창옥아카데미' 대표를 초청해 영상콘텐츠를 만들었다. 일종의 멘토링이다. 부동산 사회생활 육아 등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 이들 교수가 각자의 대답하는 방식이다.
"나도 주택담보대출 오랜기간 갚아"
송 교수가 MZ세대를 위로하는 방식은 '공감'이었다. 그는 내집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구성원에게 "기성세대로서 잘못한 부분이 있어 미안하다"는 사과로 입을 열었다. 송 교수는 "나도 오랜 기간 걸려 주택대출을 상환했다"며 "이사도 여러 번 다녔다"고 고백했다.단순한 직장생활에서 사회적 가치를 찾고 싶다는 고민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사회적 의미를 가지고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서로 연민과 애착의 감정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사회적 가치는 동시대에 살아가는 사람간의 연민이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라고 응원했다. 송 교수는 "기술이 우리를 고립에서 벗어나게 했다"며 "SK하이닉스는 인류 생활이 진화하도록 혁신을 일으키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송교수의 영상 3편을 제작했으며 6월까지 차례대로 사내에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힐링콘서트도 진행
SK하이닉스는 5월 중순부터 유튜브에서 '소통 전문가'로 알려진 김창옥 대표(김창옥 아카데미)와 '카페H'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카페H는 회사 구성원 누구나 편안하게 모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라는 의미다. ‘H’에는 ‘치유(Healing)’ ‘행복(Happiness)’ ‘건강(Health)’이라는 뜻을 담았다.
김 대표는 영상에서 "자신이 행복을 느낀 지 오래됐다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인생의 영점을 조절해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또 “회사와 구성원이 서로를 이해하며 천천히 함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행복 프로젝트의 기간을 길게 바라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김 대표가 여러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생동감있게 얘기해서 구성원들의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카페H는 앞으로도 ‘맞벌이 부모의 육아고민’ ‘스트레스해소’ ‘힐링’ ‘긍정심리’ 등의 다양한 주제로 월 1회 진행될 예정이다.
"반도체 인재 사수해야"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노력하는 것은 MZ세대가 전체 임직원의 절반이 넘어가면서 이들에 대한 배려가 회사 경영에 필수 항목이 됐기 때문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부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연봉의 20% 수준으로 초과이익배분금(PS) 명목의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왔다. 회사 실적에 비해 액수가 너무 적고 경쟁사의 절반 수준도 안된다는 이유에서였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이에 따라 PS 지급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키로 했다. 또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합의했다. PS 지급 예상치를 분기마다 공개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다음해에 얼마나 받을 지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최 회장도 2월 경기 이천시 본사에서 열린 M16 준공식에서 "제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해 임직원과 나누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인재를 사수 차원에서라도 MZ세대를 위한 여러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면서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경쟁사에 인재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직원들 마음 공감하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