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연말까지 인플레 가능성 그래도 공격적 확장재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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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하원 청문회 출석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출신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물가 급등세가 연말까지 지속되겠지만 내년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다만 “물가가 (4~5월 등) 단기간 반짝 오를 것”이란 제롬 파월 의장 등 Fed 당국자들의 시각보다는 물가 상승 기간을 훨씬 길게 잡았다는 평가다.
"물가 급등세 내년엔 완화될 것"
옐런 장관은 27일(현지시간)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고질적이지 않을 것이란 게 내 판단”이라며 “올해 말까지만 이런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급등해 2008년 9월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과 중고차, 휘발유, 항공요금, 식료품 가격 등이 역대급으로 뛰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부양책과 제로 금리 등의 역효과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옐런 장관은 “물가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며 “팬데믹(전염병 세계적 대유행)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이 인플레이션의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경제 봉쇄로 인한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칩 및 신차 등의 공급 차질이 물가를 전체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가 매우 비정상적인 충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경제가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평탄치 않은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물가 상승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옐런 장관은 “현재 기준금리가 매우 낮은데 대다수 경제학자는 이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도 했다. 이달 초 한 언론사 행사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깜짝 발언해 증시가 충격받은 것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옐런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이 국가부채 비율을 높이겠지만 물가 상승을 추가로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없는 빠른 성장’(골디락스)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 공격적인 확장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