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직원 뺨 때린' 벨기에 대사 부인, 면책특권 포기

피터 레스쿠이 벨기에 대사 올 여름 임기 종료
"더 이상 대사 역할 수행 어려워졌음이 분명해져"

옷가게 직원 폭행으로 논란을 빚은 벨기에 대사 부인이 면책특권을 포기했다. /사진=연합뉴스

옷가게 직원의 뺨을 때려 논란을 빚은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외교관 면책특권을 포기했다. 피터 레스쿠이 대사의 임기도 올 여름 종료된다.

주한 벨기에대사관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한 벨기에 대사의 배우자인 쑤에치우 시앙씨가 연루된 사건 이후, 벨기에 왕국 외무부는 그녀가 의류 매장에서 행한 자신의 용납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두 명의 해당 직원을 개인적으로 만나 직접 사과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쑤에치우 시앙씨의 병원 입원으로 인해 아쉽게도 본 사건에 대한 신속한 회의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면서 "경찰 조사와 관련해 벨기에 왕국 외무부는 쑤에치우 시앙씨가 본인의 건강 상태가 호전된 즉시 경찰서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임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벨기에 왕국 외무부는 경찰의 요청에 따라 그녀의 외교관 면책특권을 포기했다. 벨기에는 필요에 따라 한국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기에대사관은 피터 레스쿠이 대사의 거취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대사관은 "피터 레스쿠이 대사는 지난 3년 동안 주한 벨기에 대사로서 헌신했다. 재임 기간 동안 그는 2019년 3월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국빈 방한에 기여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인해 그가 더 이상 대사의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하는 것이 어려워졌음이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쑤에치우 시앙씨가 직접 사과 하고 경찰 조사에 임한 점을 고려해 소피 윌메스 외교장관은 올 여름 레스쿠이 주한 벨기에 대사의 임기를 종료하는 것이 양국 간의 관계에 가장 유익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양국은 한·벨 수교 120주년을 기념한다. 소피 윌메스 외무장관과 벨기에 왕국 외무부는 양국의 오랜 우정과 그 역사적 결과물인 정치·경제적 유대관계를 재조명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피터 레스쿠이에 대사의 부인은 지난 4월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고 이를 말리던 다른 직원의 뺨을 때린 혐의로 입건됐고, 지난 6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