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접종자에 마스크 규제 풀자 백신에 관심 높아져

CDC 마스크 완화지침 나온뒤 백신 접종소 안내사이트 방문자 급증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은 대부분의 실내외 환경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보건 당국의 지침이 나온 뒤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은 우편번호를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소를 안내하는 사이트 '백신스.거브'(vaccines.gov)의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보건 당국이 이런 지침을 내놓은 뒤 이 사이트 방문자가 급증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미 보건복지부(HHS)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이 지난달 30일 개설했다.

통상적으로 이 사이트의 방문자는 오전 내내 증가하다가 정오 무렵부터 줄어들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이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대부분의 실내외 환경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발표한 지난 13일에도 방문자 수는 이런 양상을 따라갔다.

그러다가 월렌스키 국장의 발표가 나온 오후 2시 17분 이후 방문자가 상승하기 시작했고, "오늘은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오랜 전투에서 미국에 위대한 날"이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직후인 오후 4시께 정점을 찍었다.

순간 방문자가 4만명을 조금 넘기며 개설 뒤 두 번째로 많은 방문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이 사이트를 가동하는 백신파인더의 공동 설립자 존 브라운스틴은 "그처럼 또렷한 관심의 증가를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하루 이 사이트의 방문자는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고조된 관심은 약 1주일간 지속되며 주간 방문자 수가 197만2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마스크 지침이 업데이트되기 전인 그 전주의 방문자 160만4천여명을 앞지르는 것이다.
브라운스틴은 월렌스키 국장과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직후 방문자가 급증했다는 사실은 "규제 완화가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들의 결심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3일에는 또 실제 백신 접종 건수도 거의 한 달간 하강 곡선을 그린 뒤 상승했다.

다만 이때는 화이자 백신이 12∼15세 청소년을 상대로 긴급사용 승인이 난 직후여서 이런 증가가 마스크 규제의 완화 때문만이라고 보긴 힘들다.

그렇지만 1주일간의 하루 평균 1회분 백신을 접종한 16세 이상 미국인 수를 보면 4월 초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18일 약 56만6천명으로 수개월 만에 바닥을 찍은 뒤 22일에는 약 59만9천명으로 반등했다.

조지워싱턴대 의학대학원의 의학 교수 조너선 라이너 박사는 "이것은 인센티브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사람들은 당근이 필요했고, 그 당근은 바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CDC가 이런 대화를 더 자주해야 한다"며 "과거엔 그저 파멸과 암울함뿐이었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대중들에게 긍정적 격려를 해주면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스틴도 새로운 마스크 지침이 의미가 있는 특정 인구 집단이 있었다면서 이런 규제 완화가 효과가 있는 백신 접종 확대 전략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