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 엇갈린 평가…"꼰대 탈출" vs "당 사라질 수도"[정치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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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하려다 정권교체 놓칠라"만 36세 이준석(1985년생)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58세 송영길과 투샷 생각해 봐라"
28일 발표된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이 전 최고위원은 4선 나경원 전 의원과 5선 주호영 의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이번 예비경선은 당원 2000명과 일반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2개 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를 1:1의 비율로 합산 반영했다.
당원 조사에선 나 전 의원이 32%로 이 전 최고위원(31%)을 앞섰지만 예상보다 근소한 격차였다. 일반국민 조사에선 이 전 최고위원 51%로 나 전 의원(26%)을 크게 앞섰다.
이 전 최고위원이 최종 승리한다면 보수 성향 제1야당에서 처음으로 '30대·0선' 당 대표가 탄생하게 된다. 대선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기에 파격적인 30대 당 대표가 탄생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 일각에선 "세대교체 하려다 정권교체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합 등 야권의 복잡한 대선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데, 당내에 당이 산으로 갈 거란 걱정이 크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공언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재영입도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되면 우리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대선 관리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아 경륜 없이 할 수 있겠는가. 거기다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인 '장유유서' 문화도 있다"면서 "옛날에 영국 (노동당)에 (에드) 밀리밴드라는 39세짜리 당 대표가 나온 적이 있는데, 그 당이 정권을 잡는데 실패하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며 사실상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공개지지 선언했다.
오 시장은 "경륜과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 인정한다. 그런데 이번 당 대표는 대선후보와 호흡을 맞추어 상호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서포터로서의 역사적 소명이 있다"며 "어차피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당 대표의 역할은 지원기능에 한정되고, 대선 후보가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며 "적어도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만56세인)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의 '투샷'을 상상해보라.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주는 이미지 자체가 역동적이고 활기찬 당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 전 최고위원이 어려서 제대로 못할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만약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정치 세력 주류가 교체되는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다만 처음 해보는 시도라서 정치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지 잠깜의 실험으로 끝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전 최고위원이 정치 경험이 부족해 대선 경선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나이는 어리지만 정치에 입문한지 벌써 10년이 됐다. 또 대선기간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여러 차례 낙선했지만 그동안 다양한 당 지도부 역할을 경험해 본 것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당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대표의 권한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된다고 당이 산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는 지나치다"고 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곧 국민의힘에서 대선후보가 선출되면 당은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며 "이 전 최고위원 당선으로 '국민의힘이 뭔가 변하고 있구나' 국민들이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