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이준석 1위로 본선행 '돌풍'…나경원·주호영 '조직표' 넘을까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후보 5인 확정

李, 여론조사 과반 넘어 '압도적'
당원 조사서도 羅에 1%P만 뒤져
民心·黨心 다잡아 '이변' 기대

본선에선 당원조사 70%로 높아져
중진 단일화·몰아주기 투표 '변수'
내달 11일 전당대회서 최종 결정
< ‘0선’ 李의 반란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가 28일 대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열린 핵심 당직자 간담회에서 주호영 후보와 이야기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의 6·11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조경태 후보 등 5명이 진출했다. 국회의원 ‘0’선의 30대 기수인 이준석 후보가 1위로 예비경선을 통과하는 등 출발부터 ‘이변’이 속출했다.

李, 합산 지지율 41%로 1위

28일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당원 및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5명의 후보가 당대표 경선 본선에 올랐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득표와 순위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일반국민 조사와 당원 조사를 1 대 1로 합산한 예비경선에서 총 41%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론조사 1위 돌풍을 예비경선 결과로 고스란히 가져간 셈이다.

당 안팎에선 이 후보에 대한 민심(民心)과 당심(黨心)의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당원 및 일반국민 조사에서 골고루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일반국민 조사에서 51%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고, 당원 조사에서도 31%의 지지율로 나 후보에 이어 2위에 올랐다.나 후보는 합산 지지율(29%) 2위에 올랐다. 당초 이 후보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격차는 12%포인트로 벌어졌다. 당원 조사(32%)에선 1위였지만, 일반국민 조사에선 26% 지지율을 얻는 데 그친 것이 뼈아팠다.

주 후보는 당권 경쟁 초기 ‘대세론’이 나오기도 했지만 예비경선 합산 지지율 15%(당원 20%, 일반국민 9%)로 3위에 그쳤다. 유일한 충청 출신인 홍 후보는 5%(5%, 5%)로 4위, 부산 출신인 조 후보는 4%(6%, 3%)로 5위였다. 초선 반란을 꿈꿨던 김웅·김은혜 후보와 3선의 윤영석 후보는 컷오프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보수층이 이 후보로 대표되는 당 개혁에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했다. 이 후보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과 당원의 세대교체와 개혁 의지를 확인했다”며 “함께 신예 돌풍을 만든 김웅·김은혜 후보와 대화하며 이들이 내놓은 공약 중 뛰어난 것들은 수용하면서 세대교체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이 후보는 예비경선에서 대구·경북(TK)의 당심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부산·울산·경남(PK)을 비롯해 호남까지 당대표 선거 유세 지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당원 비율 높은 본선, 변수 생길까

다만 본선에선 얼마든지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진 그룹의 탄탄한 조직력이 힘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본선에 진출하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본선에서는 당원과 국민이 누가 정권교체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 후보도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구 표를 뺏어가려는데 내가 지키겠다”며 TK 당대표론을 주장했다.정치권에서는 본선 룰이 중진 후보들에게 유리하다고 평가하며 나 후보나 주 후보의 우세를 점치기도 했다. 예비경선에서는 당원 조사와 일반국민 조사가 각각 50%였지만, 본선에서는 당원 비율이 70%까지 높아진다. 본선에서 이 후보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할 경우 당원들이 특정 후보에게 몰아주기식 전략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진그룹의 단일화도 변수다.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약한 홍 후보와 조 후보가 나머지 두 후보로부터 단일화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후보를 이기기 위해서는 2, 3위를 차지한 나 후보와 주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선거 막판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6월 11일 열릴 전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소장은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났듯이 네거티브만으로 선거에 승리하던 때는 지났다”며 “예비경선에서 계파 논쟁 등 네거티브 공세가 격화됐다면 본선에서는 비전과 역량을 보여주는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