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한달도 안 된 아들 죽어가는데 신고 머뭇거린 친모

동거남 학대 발각 두려워 방치…호흡 없자 그제야 119 전화

태어난 지 한 달이 채 안 된 자신의 아기를 동거남이 상습적으로 때리는 데도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은 20대 여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이 여성은 아기가 숨을 헐떡거리는 등 위급한 상황인데도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동거남이 학대로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으로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살해됐다"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보상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30일 의정부지법에 따르면 지난해 4월 A(23)씨와 교제를 시작할 당시 B(24)씨는 임신한 상태였다. 전 남자친구와 사이의 아이였다.

B씨는 아기가 태어나면 곧바로 입양 보내기로 A씨와 약속하고 같은 해 11월 29일 C군을 출산했다.

그러나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해 당분간 함께 지내기로 했다. 신생아의 머리뼈는 골화되지 않아 쉽게 변형된다.

'대천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생후 12개월 전까지는 머리 부위에 충격을 받으면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

A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세상에 나온 지 겨우 20일이 막 지난 C군이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때리기 시작했다. 12월 26일까지 반복적으로 머리를 때렸다.

울면 운다고 또 때렸다.

B씨가 "왜 이렇게 세게 때리냐"고 하자 A씨는 "입양 보낼 건데 정 주지 말라"며 계속 때렸다.

분유를 '쪽쪽' 거리면서 먹어 시끄럽다며 때리려 한 적도 있다.

그런데도 B씨는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고, 격리 등의 조처도 하지 않았다.

A씨가 누워있는 C군의 이마를 때릴 땐 뒤통수가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하기도 했다.

C군의 이마에서 멍 자국을 발견하고 걱정됐으나 그뿐이었다.

B씨는 C군이 숨을 헐떡거리고 몰아 쉬는 것을 보고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A씨의 학대가 발각될까 봐 두려워 방치했다.

C군은 호흡 불안 30분 만인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3시 10분께 숨이 멎었다.

그제야 B씨는 119에 신고해 C군을 병원 응급실로 옮겼으나 이미 뇌사 상태였고 다음날 사망 판정받았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당시 눈썹 윗부분과 이마 양쪽이 심하게 멍들어 있었다.

C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담당자는 "C군의 머리 전체 여기저기에 출혈이 있는데 발생 시기가 다르다"며 "머리에 대단히 큰 외력이 가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결국 A씨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2년을 선고받았고, B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을 받고 법정구속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