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가족] '가사노동 전담' 70% vs 3%…요원한 양성평등

57%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

여성가족부가 30일 공개한 '제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정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 등을 아내가 전담하는 비율이 남편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 '가사노동·자녀양육 전담' 남편, 아내의 20분의 1 수준
지난해 9월 전국 1만997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시장보기, 식사준비, 청소 등 가사노동을 아내가 한다는 응답은 70.5%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하는 비율은 26.6%, 남편이 한다는 비율은 2.8%로 나타났다.

아내가 남편보다 25배 정도의 가사노동을 하는 셈이다. 자녀양육과 교육도 아내(57.9%)가 한다는 비율이 남편(2.9%)이 한다는 비율의 20배에 달했다.

본인 부모나 친척들과의 교제를 아내(27.7%)가 담당하는 비율도 남편(8.7%)보다 3배로 높았다.
12세 미만 자녀를 돌보는 일과 관련해 준비물 챙기기(83.0%), 일상생활 돌봄(77.3%), 학습 관리(74.9%) 항목에서도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크게 높았다. 같은 항목에 대해 남편이 담당하는 비율은 각각 1.0%, 1.7%, 2.7%에 머물렀다.
결혼한 부부들이 지난해 배우자와 대화한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미만이 58.5%로 가장 많았다.

1시간 이상이라는 비율은 41.5%로 조사됐다. 2015년과 비교해 1시간 미만이라는 비율은 6.9%포인트 하락하고, 1시간 이상이라는 비율은 6.9%포인트 상승했다.

배우자와의 의사소통에 만족하는 비율은 46.9%로 2015년보다 5.7%포인트 높아졌다.

배우자와의 전반적인 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률도 57.0%로 5.8%포인트 상승했다.
◇ 자녀 돌봄서비스 수요 '오후 5~6시' 최다…가장 필요한 서비스 '노인돌봄'
영유아는 '낮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기관에 보낸다'(82.3%)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은 어머니가 돌보는 경우(87.4%)가 대부분이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은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시간대로 오후 5∼6시(52.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초등학생이 방과 후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집(42.1%)으로 학원(37.7%)보다 많았다.

이는 2015년 조사 때 학원(60.7%)이 집(19.0%)보다 많았던 현상이 뒤바뀐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지원하는 가족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많은 응답자가 노인돌봄지원(23.3%)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가족여가·문화프로그램 지원(14.3%), 임신·출산 및 자녀양육방법 상담지원(9.9%)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전반적으로는 남성들의 참여가 늘고 있지만, 성별 고정관념이 아직도 뿌리 박혀 있는 경향이 있다"며 "성평등한 가사·돌봄 정착을 위해 남성 대상의 '아빠 교육', '자조모임' 등을 지원하고 돌봄이라든가 가사·양육에서 성평등 정책을 좀 더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