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의성, '모범택시' 논란에…"잘 이겨 냈다" ①

'모범택시' 출연자 교체부터
작가 교체까지 '시끌' 상황
"배우들 좋은 연기, 스태프들 잘 찍어 줘"
김의성/사진=키이스트
배우 김의성은 베테랑 배우다. 1987년 극단 한강 단원으로 데뷔한 후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 오고 있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제작사를 이끌며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돌아온 후 영화 '관상'과 '암살', '부산행',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더블유' 등에서 독보적인 악역을 연기하며 찬사를 이끌었다.

그런 김의성에게 SBS '모범택시'는 첫 주연작인 작품. 방영 내내 "또 배신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질 만큼 강력한 악역 이미지의 소유자였던 김의성이었다. 그가 연기한 장성철은 범죄 피해자 지원 센터 '파랑새 재단' 대표이자 복수 대행 서비스 택시 회사 무지개 운수 대표라는 이중적인 커리어의 소유자였다. 인자한 미소와 날카로운 복수의 눈빛을 동시에 뿜어내던 장성철은 김의성이 아닌 배우는 상상하기 힘들정도. 김의성의 빼어난 연기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고, 지난 29일 마지막 16회 시청률은 15.3%(닐슨코리아, 전국 가구기준)을 기록할 만큼 흥행에 성공했던 '모범택시'였다.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독보적이었다는 평이다. 하지만 방영 전 배우 교체, 촬영 후반부엔 작가가 교체되는 혼란을 겪어야 했다.
김의성/사진=키이스트
모든 촬영을 끝낸 후 마주한 김의성은 "코로나 시국에 많은 스태프, 배우들이 큰 사고 없이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뜨거운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다행"이라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모범택시'는 실제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신안 염전노예, 위디스크 회장, 사라진 약혼자 사건 등을 에피소드로 등장시켰다. 연출자인 박준우 감독 역시 SBS '그것이 알고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을 담당했던 시사 교양 PD 출신으로 더욱 생생하게 각각의 사건들을 다뤘다는 평도 받았다. "지난해 10월쯤 소속사가 제작도 하니까 '법을 뛰어 넘는 사적 복수를 하는 걸 드라마로 제작하면 재밌지 않겠냐'는 말을 했는데, 그날 저녁 바로 '모범택시' 대본을 받았어요. 그래서 바로 '하자'고 했죠.(웃음) 기획 자체가 시의적절했고, 사람들도 재밌어할 것 같더라고요."

여러 에피소드 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건 학교폭력"이라고 꼽았다. 지금처럼 심각하진 않았지만 "저 역시 학창 시절에 괴롭힘을 경험했고, 지금 생각하면 별 게 아닌 일인데, 그땐 너무나 크게 느껴졌었다"고 공감대를 보였다.

"제가 학교다닐 때와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더 학교 폭력이 심각해진 거 같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그런 에피소드를 다룬게 좋았고, 장성철이 '누군가에겐 학창시절 추억이지만, 누군가에겐 죽고사는 얘기'라는 대사도 가슴에 와닿았어요.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죄의 무게가 가벼워 지는 게 아니다'라는 것도요. 그런 좋은 대사를 제가 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고 좋았죠."
김의성/사진=키이스트
아이러니하게도 '모범택시' 방영 전 이나은이 하차한 이유는 학폭과 팀내 따돌림을 주도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였다. 이후 표예진이 합류했고, 이전 촬영분은 재촬영했다. 김의성은 "연출자가 먼저 해당 상황에 대해 알렸고, 많은 사람들이 재촬영을 하며 힘들었지만 가장 고생스러웠던 건 표예진 배우였을 것"이라며 "모든 상황을 잘 이기고 좋은 연기를 해줬고, 스태프는 잘 찍어줬다. 재촬영으로 어떤 작은 갈등도 없었다"고 말했다.

작가 교체 역시 "상황을 공유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혼돈의 상황 속에서 더욱 캐릭터에 집중했다는 게 김의성의 설명이었다.

(인터뷰 ②에 계속)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