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시간' 맞은 與 혼선 …"반격의 칼" vs "당혹·난처"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여러 갈래로 나뉜 채 메시지에 혼선을 노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준석 열풍'으로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2030 세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공정' 문제를 환기하는 조국 전선이 다시 형성되면서 당이 자중지란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조국에 대한 언론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조국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이제는 '조국의 시간'"이라고 썼다.

박 의원은 "조국은 살아서도 죽어야 했다"며 "칼 한 자루씩 품은 가슴으로 '조국의 시간'을 우리가 기꺼이 맞이하는 첫 번째 이유다. 이제 국민이 반격의 칼의 노래를 그들에게 들려줄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 전 장관에 대해 "그는 더 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려 했던 사람이다.

국민의 소망이 투사된 선봉장"이라며 "그런 조국을 검찰이 언론과 함께 무참히 도륙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반조국' 비주류인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으로 활력이 만발한 반면, 우리 당은 다시 '조국의 시간'이라는 수렁에 빠져들 수는 없다"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이준석과 조국'이라는 글을 통해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또 당내 대권 주자들을 포함한 일부가 조국 옹호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에 대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하여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를 향해서는 "송영길 대표를 중심으로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하여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 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국 사태에 비판적이었던 소장파들은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이 조국 사태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보느냐'라고 물은 질문에 "그렇다.

돌아봐야 할 일이 많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른바 조국 사태는 촛불시위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란 중의 하나이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다"라며 "새 지도부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답을 드릴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1년 6개월 동안 언론이나 재판을 통해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새로운 내용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걸 계기로 한 단계를 정리할 수는 있을 거라는 생각이 좀 든다.

저희 당도 여러 논쟁과 쟁점들을 단락짓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번 주 당 혁신 로드맵을 공개하며 조국 사태 등에 대한 공개 사과 메시지를 내놓을지 등 발언 수위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 전 장관의 책 출간 소식과 관련, "조국은 진보 진영의 재앙"이라며 "그 재앙은 그칠 줄을 모른다"라고 비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