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값 세 배 뛰었는데 신안이 웃지 못하는 이유

면적 줄고 장마 겹쳐 생산량 뚝
'日 오염수 방류'도 영향 미쳐

郡 "가격 뛰면 중국산에 밀려
국내 산업 고사할 수도"
전남 신안군의 조광염전에서 농민이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전남 신안군의 천일염 산지 가격이 세 배 이상 오르면서 품귀현상까지 일고 있다.

31일 신안군에 따르면 2019년 2000원대에 거래됐던 20㎏들이 천일염 한 포대의 산지 가격은 지난해 5000원대로 오른 뒤 지난 4월 들어 1만5000원을 넘었다. 택배비 등을 포함한 소비자 가격은 2만원대에 달한다.가장 큰 이유는 생산 면적이 줄어든 데다 작황까지 나빴기 때문이다. 신안군의 천일염 생산 면적은 2016년 2884ha에서 올해 2620ha로 10%가량 줄었다. 4월부터 본격 시작한 올해 천일염 생산량도 5월 말까지 5만t에 그쳤다. 지난해 신안군의 천일염 생산량은 13만t으로 평년(23만t) 대비 10만t 정도 줄었는데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의 한 염전 관계자는 “작년에 비가 많이 와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올해도 사정이 비슷하다”며 “천일염 재고는 이미 소진된 데다 매주 가격이 오르는 추세여서 팔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개인 거래가 증가한 것도 천일염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개인 택배거래를 하는 신안농협의 경우 지난해 생산한 소금마저 거의 팔려나갔을 정도로 천일염 비축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게 신안군의 설명이다.신안군은 당장의 가격 상승으로 생산자에게 이익이 돌아가지만 결국은 천일염산업에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소금 가격이 계속 오르면 중국산 등 외국산이 들어와 국내 시장을 잠식해 국내 천일염산업이 고사할 수 있다”며 “천일염 가공업체들의 경영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