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혐의 벗은 '손씨 친구'의 반격 "유튜버·누리꾼 고소" [종합]

친구 A씨 '극단선택 압박하자'는 댓글까지
법률대리인 측 위법행위 제보 접수 시작
"의뢰인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손정민씨 친구 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변호사가 1일 자신이 SBS 기자와 친형제여서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A씨 측에게 우호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했다.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변호사는 이날 "유튜버 B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전기통신기본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이은수 변호사(오른쪽)가 서울 서초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모(22)씨 사건과 관련 경찰에 이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도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는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상 혐의를 벗었다고 판단한 A씨 측이 그동안 온라인상에 유포된 가짜뉴스 등에 적극적인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A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정병원 대표변호사는 1일 자신이 SBS 관계자와 친형제여서 '그알'에서 A씨 측에게 우호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는 주장을 한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 이후 확산한 '가짜뉴스'와 관련해 A씨 측의 고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유튜버 B씨는 전날 자신의 채널에 '#한강 대학생 실종 #고것을 알려주마'라는 제목의 1분 48초 분량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정 변호사가 SBS의 정모 기자에게 연락해 그알에서 A씨 측에 우호적인 내용을 방영할 것을 청탁하고, 정 기자는 이를 수락하는 가상의 대화 내용이 담겼다.B씨는 정 변호사와 정 기자가 서로를 '내 동생', '형님'이라고 부른 것처럼 대화를 꾸몄다. 영상 말미에는 이들의 사진을 나란히 두고 자막에 "왠지 너네들 너무 닮았다. 둘이 무슨 사이인지 밝혀야겠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정 기자라는 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는 2남 1녀 중 막내로 동생이 없다"며 "B씨가 유포한 허위사실은 매우 질이 좋지 않고, 손씨 사건 발생 이후 지속해서 다수의 자극적인 동영상을 게시한 점을 보면 광고 수익이 목적인 것으로도 보인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 측에도 내용증명을 보내 경찰 수사에 협조할 것 등을 요구했다면서 "저와 저희 로펌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한 이들은 반드시 고소할 생각"이라고 했다.또 A씨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저희 법무법인은 세칭 한강 사건 위법행위 제보를 받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A씨 측은 "세칭 '한강 사건'과 관련해, 저희 법무법인의 의뢰인인 친구 A 및 그 가족과 주변인들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 개인정보 공개, 명예훼손, 모욕, 협박 등 일체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자료 일체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언론을 통해 수차례 위법행위를 멈추어달라 간곡히 부탁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위법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며 "변호사들과 담당 직원만으로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계신분은 메일로 보내달라. 의뢰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A씨 측은 법적대응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심지어 A씨의 극단적 선택을 유도하자는 댓글까지 올라온다"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 측이 공개한 게시물에는 "더 이상 타살 정황이 나오긴 어려울 테니 마지막 남은 방법으로는 저희가 힘을 합쳐 압박하여 목숨을 끊게 만들자"는 내용이 담겼다.
손정민씨 친구 A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 이은수(가운데), 김규리 변호사가 1일 유튜버 B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경찰은 A씨에게 범죄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냈지만 온라인상에서 A씨에 대한 공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앞서 언론인터뷰에서 "살인이든 과실치사든 고인의 죽음에 A씨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지어놓았다"며 "이에 맞지 않는 객관적 증거가 나오면 더 이상 설명이 되지 않고 그 결론을 수정해야 하지만 '증거가 조작됐네'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A씨 측은 "A군과 A군의 가족도 감히 말씀드리자면 큰 비극 안에 같은 피해자"라며 "A군과 A군 가족들에게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