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號 닻 올렸다…내부 반발 추스르고 개혁 이룰까

`檢인사·조직개편·정권수사' 험로…리더십 시험대
김오수 검찰총장이 1일 2년 임기를 시작하면서 관심의 초점은 검찰 인사와 조직개편, 권력수사 지휘 등 주요 현안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는 새로 출범한 '김오수 체제'가 검찰개혁과 조직안정이란 두 가지 사명에 대한 달성 여부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2일 오전 현충원 참배 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만난다.

이어 오후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한 뒤 기자실에 들러 출입 기자들과 상견례를 한다. 법조계는 김 총장이 박 장관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 총장은 취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드리러 가는 것"이라며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는 따로 충분히 말할 기회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인사가 진행 중이고 조직개편에 대한 내부 불만이 쏟아지고 있어 곧바로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앞서 법부무는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인 '6대 범죄' 수사를 반부패수사부 등 전담부에서 담당하고, 전담부가 없는 검찰청은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 직접수사를 개시하는 내용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이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권력 수사를 직접 통제하고 검찰의 수사 기능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고, 대검은 전날 일선 검찰청의 우려가 담긴 의견서를 법무부에 보냈다.

법조계에서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총장이 검찰 내부 의견을 대변할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직접수사는 필요 최소한으로 절제돼야 한다"며 검찰개혁의 한축인 직접수사 축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후보자 지명 후 정치적 편향 논란에 시달렸던 김 총장은 현재 검찰총장의 판단을 기다리는 주요 사건들을 처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대검찰청에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등 현 정권과 관련된 주요 인물들을 기소하겠다는 일선 검찰청의 의견이 올라온 상태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고검장과 검사장을 중심으로 검사들이 수사와 사건 결정을 하고 저는 '굳건한 방파제'가 돼 일체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총장이 취임사처럼 수사팀의 결정을 존중해 기소 처분에 동의할 것인지 주목된다.

이는 앞으로 검찰의 권력수사 방향과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김 총장은 무엇보다 내홍에 빠진 검찰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 때부터 현 정부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조직개편 논란에 일명 '고검장 찍어내기' 인사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총장도 총장으로 지명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우선 과제로 '조직안정'을 강조하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김 총장이 리더십을 발휘해 조속히 조직을 장악할 수 있느냐도 김오수 체제의 성패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