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시그널 '속속'…은행권 "하반기 배당 확대" 준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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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 20% 제한 권고안, 6월말 만료최근 경기 회복의 시그널이 나오면서 그동안 묶여 있던 은행권의 배당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초 금융당국은 불확실성을 대비해 6월말까지 배당 제한 권고조치를 내렸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추가 연장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은 배당을 분기나 중간배당 등으로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경기 여건 개선…올해 경제성장률 4% 전망
하반기부터 중간 배당 등 적극적으로 나설 듯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라는 권고안의 효력이 이번달 30일 만료된다. 배당성향은 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의미한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배당을 줄여 손실을 미리 흡수하자는 차원에서 배당성향을 이달 말까지 제한키로 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큰 위기 상황을 가정해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지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진정에 백신접종 확대
금융위와 금감원은 조치 연장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받고 있긴 하지만, 현재 경제 여건상 '연장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된데다 성장세도 회복되고 있는 분위기여서다.금융위가 배당제한을 의결할 당시인 1월 코로나19 확진자는 700~800명대였지만, 현재는 400~500명대로 확산 속도가 완화됐다. 백신 접종률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10.5%를 기록했다. 이날부터 미국이 공여한 얀센 백신이 예비군·민방위 등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되는 등 정부는 오는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로 기존보다 1%포인트 높였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집계된 수출액은 31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3%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59.1%로, 8개월째 증가세다.
최근 금감원이 은행권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나섰지만, 올해 초와 같이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조치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신한지주, 배당성향 30% 목표…"은행권, 주주환원 정책 개선에 의지"
배당제한이 이달 말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하반기부터 은행권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 배당 확대를 주요 안건으로 통과시켰다.KB금융은 주총에서 중간·분기 배당 카드를 꺼냈다. 이 자리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미 정관에 중간·분기 배당이 정관에 허용돼 있다"며 "중간배당도 여러 상황을 봐서 검토해나가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적인 생각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목표에) 접근하겠다는 노력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지주도 올 하반기 분기배당을 포함해 배당성향을 30%로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주총에선 최대 연 4회까지 분기 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 성과로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실행함으로서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주총에서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키고,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결의했다.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은 배당가능이익 재원 확대를 위해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키기 위한 결정이었다.
매년 중간배당을 실시해 온 하나금융지주도 하반기 중간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후승 하나금융 재무총괄전무는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해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계 증권사도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을 예상하고 있다. 홍콩계 증권사 CLSA는 "올 하반기 금융당국에 의한 배당제한 조치가 풀리면 은행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의미있게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배당 증가는 은행주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