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 2018년 윔블던 준우승 앤더슨 제압…프랑스오픈 64강행(종합)

서브 에이스 30개 허용했지만 4세트 타이브레이크 고비 넘기고 승리
권순우(91위·당진시청)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3천436만7천215유로·약 469억8천만원) 남자 단식 2회전에 진출했다. 권순우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케빈 앤더슨(100위·남아공)을 3-1(7-5 6-4 2-6 7-6<7-4>)로 물리쳤다.

이로써 권순우는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승리를 따냈다.

2회전 진출 상금 8만4천유로, 한국 돈으로 1억1천만원을 확보한 권순우는 64강에서 안드레아스 세피(98위·이탈리아)를 상대한다. 이날 권순우가 꺾은 앤더슨은 35세 베테랑으로 권순우보다 11살 많고, 현재 세계 랭킹 100위에 밀려 있지만 2018년 5위까지 올랐던 '왕년의 톱 랭커'다.

권순우의 최고 랭킹은 지난해 69위다.

키 203㎝의 장신인 앤더슨은 2017년 US오픈, 2018년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했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에서 6번 우승한 경력이 있다. 권순우는 2회전 상대 세피와는 지난해 ATP 투어 웨스턴 앤 서던오픈 예선에서 한 차례 만나 2-1(4-6 6-3 6-4)로 승리했다.

37세 노장인 세피는 메이저 대회에서는 16강(4회전) 진출이 자신의 최고 성적이며 투어 대회 단식 우승 3회, 개인 최고 랭킹 18위(2013년)인 선수다.

권순우가 세피를 꺾으면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3회전(32강)에 진출한다. 세피는 앞서 열린 1회전에서 펠릭스 오제알리아심(21위·캐나다)을 3-1(6-3 7-6<10-8> 4-6 6-4)로 꺾었다.
권순우는 1세트 게임스코어 5-5까지 앤더슨과 팽팽히 맞서다가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서는 상대 첫 서브 게임을 따내 2-0으로 앞서며 리드를 끝까지 지켜 세트 스코어 2-0으로 달아난 권순우는 3세트를 내주고 4세트에 돌입했다.

4세트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2세트처럼 상대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게임 스코어 2-0 리드를 잡은 권순우는 5-4로 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줘 경기를 끝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경기 분위기가 앤더슨 쪽으로 넘어가는 듯하던 위기에서 권순우는 타이브레이크 4-4까지 서로 자신의 서브 때 포인트를 지켜가며 앤더슨과 힘겨루기를 했다.

이때 권순우가 먼저 상대 서브에서 포인트를 따내며 앞서 나갔다.

상대 강서브를 받아냈고, 앤더슨의 3구 공격이 길어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5-4가 됐다.

기선을 잡은 권순우는 자신의 서브에서 과감한 네트 대시로 6-4를 만들었고, 마지막 한 포인트를 잘 지켜내면서 3시간 9분 접전에서 웃었다.
권순우는 이날 강한 서브가 주특기인 앤더슨에게 서브 에이스 30개를 얻어맞으며 고전했다.

권순우의 서브 에이스는 8개였고 더블폴트도 권순우가 9-3으로 더 많았다. 공격 성공 횟수에서 앤더슨이 54-39로 우위를 보였고, 전체 경기에서 얻은 포인트에서도 137-133으로 앤더슨이 앞섰지만 권순우는 실책에서 36-46으로 안정감을 보인데다 필요한 고비마다 점수를 따내는 오히려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