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그늘 벗어나는 美…확진 작년 3월후 최저·백악관 '재개'(종합)

메모리얼데이 연휴 항공 여객·호텔 투숙객, 팬데믹 후 최대
CNN "놀라운 이정표"…주민 "정상에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
미국이 백신 접종을 앞세워 정상으로 복귀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최근 하루 평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작년 3월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온 가운데 백악관은 내달부터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기로 했다.

또 메모리얼데이(미국의 현충일) 연휴 기간 항공기로 여행한 사람의 숫자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작 뒤 최대치를 기록했다.

CNN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준으로 7일간의 미국 내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7천248명으로 집계됐다고 1일 보도했다. 팬데믹 초기인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하루 확진자가 30만310명에 달하며 정점을 찍은 올해 1월 2일과 견주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1년 넘게 이어진 인명 손실과 고통 끝에 온 놀라운 이정표라고 CNN은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작년 3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바 있다.

감염자와 입원 환자가 늘면서 봉쇄령이 선포됐고, 전 인구의 80% 이상에 자택 대피령이 내려졌다.

1일까지 존스홉킨스대가 집계한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3천326만5천여명, 누적 사망자는 59만4천여명이다. 그러나 이제 팬데믹과의 전투에서 강력한 동맹인 백신 덕분에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일까지 미국에서는 18세 이상 성인 중 62.8%가 최소한 1회 백신을 접종했고 51.7%는 백신 접종을 마쳤다.

또 전체 인구로 놓고 보면 50.8%가 최소한 1회 백신을 맞았고, 40.9%는 백신 접종을 끝냈다.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모든 성인의 70%가 백신을 최소한 1회 맞도록 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를 이미 달성한 주도 12곳이나 된다.

캘리포니아·메릴랜드주가 최근 합류했다.

많은 주(州) 정부가 방역 규제를 완화했고, 캘리포니아주 등 몇몇 주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주가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해제했다.

백악관은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에게 다음 달부터 사무실로 복귀하도록 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행정실은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대통령 비서실과 부통령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이 다음 달 6일부터 23일 사이에 사무실 근무를 재개할 것이라고 알렸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이던 지난해 3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백악관도 필수 요원을 제외하고는 재택 등 원격 근무로 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했지만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상당수 직원은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은 채 재택근무를 했다.
또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항공 여행객 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이래 최다 수준을 찍었다고 CNBC 방송 등은 보도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동안 하루 평균 178만명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지난달 28일의 196만명은 코로나19 사태 후 최다다.

작년 메모리얼데이 연휴 중 가장 공항이 붐볐던 날에 기록된 34만1천명의 6배 이상이다.

다만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2019년 메모리얼데이 연휴보다는 공항 이용자 수가 22%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숙박객도 팬데믹 이후 가장 많았다.

힐튼의 크리스토퍼 나세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메모리얼데이 연휴였던 지난달 29일 미국 내 힐튼 호텔 객실 점유율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좋은 93% 수준"이라고 밝혔다.

나세타 CEO는 "우리는 '대박 주말'을 보냈고, 올해 여름 예약률은 2019년 성수기 때보다 더 높다"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여행하기 정말로 좋은 여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샌타모니카에 사는 밥 알페라는 CNN에 "정상에 아주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