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징용노동자상 모델은 일본인이라 믿을만한 이유 있다"

고양지원, 노동자상 작가 부부가 낸 손배 청구소송 기각

서울과 대전 등지에 세워진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씨 부부가 "'징용노동자 상이 일본인을 모델로 만들었다'는 허위 사실을 퍼트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전 대전시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했다.
2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 따르면 민사 7단독 이근철 판사는 김씨 부부가 김소연 전 대전시의원(변호사)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법원은 ▲ 2019년 3월 20일께 '초등학교 교과서에 게재된 강제 징용 노동자 사진이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밝혀졌다'는 기사가 여러 언론사에 보도된 점 ▲ 책자 등에 '이 사건의 노동자상의 모델이 한국인이 아니고 1926년 9월 9일 자 일본 '아사히카와 신문'에 실린 강제노역에 시달리다가 경찰에 구출된 일본인 노동자'라고 언급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일본인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사진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사 7종 교과서에 '조선인 강제징용' 등의 제목으로 실렸다. 법원은 "김 작가 부부가 노동자상의 모델이 일본인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2019년 8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서울 용산역, 대전시청 앞 등에 설치된 헐벗고 깡마른 징용 노동자 모델은 우리 조상이 아니고 일본 홋카이도 토목공사 현장에서 학대당한 일본인이며, 이는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작가 부부는 그해 11월 김 전 의원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검찰 고발 사건은 무혐의 처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