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와 마녀' 감독 "지브리의 첫 3D 도전 의미있어…2D도 지속"

미야자키 고로 연출…"아버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재밌다고 평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첫 풀(Full) 3D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를 연출한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이뤄냈다고 작품을 평가했다.
미아쟈키 감독은 오는 10일 작품 개봉을 앞두고 2일 한국 기자들과 가진 화상 콘퍼런스에서 "작품의 의의를 찾자면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이라며 "3D 애니메이션을 우리(스튜디오 지브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NHK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산적의 딸 로냐'로 이미 3D 작업을 한 적 있는 미야자키 감독은 "3D 컴퓨터 그래픽(CG)이 큰 도전이긴 했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자연스러웠다"며 "만약 지브리에서 장편을 만들게 된다면 CG로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후 지브리 내에서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했다. 미야자키 감독은 "영화가 완성될 때까지 지브리 내에서도 3D 애니메이션이 많은 사람에게 와닿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2D를 쭉 해와서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감이 안 왔을 것"이라며 "작품이 완성된 후 지브리 사람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재밌다는 평가를 해줬다"고 전했다. 사실 그는 일본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이자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하는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이다.

이번 작품은 원작 소설 '이어위그와 마녀'를 5번 정독할 정도로 반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에게 연출을 제안하며 만들어졌다고 했다.
'아야와 마녀'가 지브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미야자키 감독은 향후 지브리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은 2D와 3D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보다는,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자키 감독은 "의외일 수 있겠지만 지브리는 보수적인 면과 혁신적인 면을 다 가지고 있다"며 "나는 앞으로 3D로 작품을 만들어가겠지만, 지브리가 꼭 3D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야오 감독은 현재 2D 작업을 하고 있고,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두 가지 작업을 모두 다 해나가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3D든 2D든 지브리 작품이라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며 "(3D 작품을 내놨다고 해서) 2D 정신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지브리 정신을 이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D 애니메이션이란 형식 외에도 미야자키 감독은 '아야와 마녀'의 주인공 아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원작을 읽고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아야였다"며 "아야는 스테레오타입의 착한 아이가 아니라 사람을 조정해서 본인 바람을 이루려는 힘이 있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애니메이션은 '동료 마녀 12명을 완전히 따돌리면 아이를 찾으러 오겠다'는 수수께끼 같은 편지와 함께 남겨진 아야가 마법사 벨라와 맨드레이크의 집으로 입양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마녀 벨라의 심부름꾼이 된 아야는 주눅 들지 않고 일손을 돕는 대신 마법을 가르쳐달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미야자키 감독은 "일본은 노인은 많아지고, 아이는 적어지고 있다.

아이들이 커서 사회에 나오면 굉장히 많은 노인을 짊어져야 한다"며 "작품에는 어린이 1명이 어른 2명을 상대해야 하는 우리 사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린이들이 아야처럼 어른을 조정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그런 힘을 갖췄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아야가 상대방을 속여 자기 마음대로 조정한다고 바라본 것은 아니다"라며 "아야는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내가 요구하는 것을) 받아들일까를 안다.

노동해서 상대방과 관계를 정립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마지막에는 갓난아기인 아야를 안고 있던 빨간 곱슬머리의 마녀가 다시 등장해 관객들에게 궁금증을 안긴다.

이 때문에 후속편이 나오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미야자키 감독은 아직 후속편 제작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프로듀서와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바로 작업을 하기보다는 텀을 두는 것이 어떨까 싶다는 의견을 주고받았고, 아직 그 상태"라며 "지브리 신작이 나오는 데 6년이 걸렸는데 긴 시간을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요즘 코로나로 스트레스가 많을 텐데 작품을 보며 조금이나마 리프레시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끝인사를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