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공군 부사관 성추행, 철저 조사·가해자 엄중 처벌"

공군에서 선임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본 여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여성단체가 철저한 사건 조사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2일 오후 60개 회원단체와 전국 500만 회원을 대표해 성명서를 배포하고 "한 사람의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이번 성추행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협의회는 "우리의 소중한 자식이자 국가를 수호하는 군인이 유사시 등을 맡겨야 할 동료에게 성범죄를 당하고 세상을 등졌다"면서 "바로잡을 기회는 많았지만 군은 피해자의 입막음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추행은 가해 중사가 했지만 피해자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얘기한 한 정치인의 발언에 심히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여성단체협의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조직안에서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면서 "성추행이란 피해를 당한 개인에게는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초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에서는 여성 부사관인 A 중사가 선임인 장모 중사의 강요로 저녁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 중사는 이후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신고하고 자발적 요청으로 부대도 옮겼으나 지난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당국은 A 중사의 신고를 받고도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가 A 중사 사망으로 파장이 커지자 사건발생 약 3개월 만인 이달 1일에야 사건을 공군에서 군검찰로 이관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가해자 장모 중사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