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중국의 전기차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

[애널리스트 칼럼] 정하늘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현재 글로벌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에는 새로운 기업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탄소배출 등을 이슈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공식화 하고 있어 전기차로의 변화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파른 산업의 변화에서 현재 글로벌 기술과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바로 테슬라다. 테슬라의 등장으로 전기차 벤처기업은 물론 완성차 제조 기업들의 변화도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글로벌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에 대한 투자는 테슬라 한 기업이면 충분할까? 글로벌 산업의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인 테슬라도 아닌 중국 전기차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혹은 중국에서 테슬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변은 한 가지다. 바로 “그렇다”이다.우리가 중국의 전기차 기업을 봐야 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지원 정책으로 산업의 규모 확대, 그리고 주행 데이터 유출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 내 주도 기업의 권역화 가능성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의 전기차 기업을 봐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자국 기업을 자국 산업 내 주도 기업으로 만들고자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치 미국에는 애플, 구글, 아마존이 있다면, 중국에는 화웨이, 바이두, 알리바바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특히 자율주행에서 축적되는 주행 데이터 때문에 전기차와 자율주행 산업은 글로벌 주도 기업보다는 권역별 주도 기업의 탄생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

혁신기술이 대중화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환경은 바로 ‘인프라’ 조성이다. 마치 내연기관 자동차의 고속도로 개통과 스마트폰의 3G 통신처럼 말이다. 보조금 등 정책지원과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자율주행 전용 고속도로의 개통이 전기차 대중화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은 경쟁구도가 명확한 시장이 아니다. 이는 점유율 변화는 물론 새로운 기업의 등장과 기존 기업의 도태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율주행 기술력은 향후의 판매량을 예상하기 위한 보조 지표다. 결국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시장 점유율이다. 순수 전기차 기업 간의 판매량은 2020년 이후 그 구도가 명확해졌다. 미국에 테슬라가 있다면, 중국에는 니오가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는다. 전기차가 자동차 산업의 게임체인저임을 고려할 때 높은 밸류에이션은 어쩌면 당연하다. 물론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성장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전기차 기업들은 월간 판매량 등 단기적인 이슈만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와 동시에 IT·인터넷 플랫폼 기업과 자동차 기업 간의 JV(조인트 벤처, 합작투자)가 출시하는 전기차의 막강한 기술력 등 중국의 전기차 산업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산업에서 나타나는 변화이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전략은 월간 판매량 등 시장 점유율과 신차 출시 등 자동차 기업의 경쟁력이 변화하는 이벤트를 통한 유연한 대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