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때리자…더 독한 캡슐담배 '급팽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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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10년 새 15배 급증과일향 커피향 등이 나는 가향담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10년 새 15배로 급성장하면서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담배업체들이 앞다퉈 관련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전자담배 규제에 집중하는 사이 청소년과 여성을 겨냥한 캡슐담배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잘못된 규제가 시장 왜곡"
2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캡슐담배 판매량은 11억 갑으로 2011년(7000만 갑) 대비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담배 판매량에서 캡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1.6%에서 30.6%로 늘었다. 지난해 흡연자가 구입한 담배 세 갑 가운데 한 갑이 캡슐담배였던 셈이다.
캡슐담배는 가향담배의 일종으로 필터에 향 성분 캡슐이 들어 있다. 국내에선 과일향 커피향 등 30종이 넘는 다양한 캡슐담배가 판매된다.
KT&G는 에쎄 등 다양한 냄새 저감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JTI코리아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최근 가향담배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해물질을 90% 이상 저감한 전자담배와 달리 캡슐담배는 냄새만 줄였을 뿐 유해물질은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규제가 계속 강화되자 담배업체들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캡슐담배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향이 첨가된 캡슐담배는 여성과 청소년의 쉬운 흡연을 유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13~39세 흡연자 가운데 65%는 가향담배를 피웠다. 흡연자 중 여성(73.1%)이 남성(58.3%)보다 가향담배 이용률이 높았다. 선진국에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캡슐담배를 포함한 가향담배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캡슐담배의 제조·수입판매를 금지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지난달 31일 발의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