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조국사태 사과…"尹가족 수사도 같은 잣대로"(종합2보)

박원순·오거돈·내로남불 행태도 사과…국민의힘 "진정성 없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일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4·7 재보선 참패 요인 중 하나로 민주당의 '내로남불' 태도를 꼽으며 통렬한 반성을 통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의 과잉 수사 문제를 동시에 지적하는 동시에 '같은 잣대'의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면서 야권에선 "영혼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권 내에선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는 호평과 함께 강성 친문 지지층의 극렬 반발이 엇갈리고 있어 당분간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송 대표는 이날 '민심경청 프로젝트' 결과 보고회에서 "자녀 입시 관련 문제는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 할 문제"라며 "국민과 청년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가 사과한 것은 2019년 10월 이해찬 당시 대표에 이어 두 번째다.

송 대표는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해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가 과연 자기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그러면서도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를 비판했다.

그는 "(조 전 장관 가족이) 검찰의 가혹한 기준으로 기소가 돼서 법정에 서 있다"며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선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 비위 사건도 공식 사과했다.

그는 "권력형 성 비위 사건에 단호히 대처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무책임함으로 인해 피해자와 국민께 너무나도 깊은 상처와 실망을 남긴 점, 두고두고 속죄해도 부족하다"고 반성했다.

이외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의 전세보증금 인상 논란, 민주당 의원의 부동산 논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이를 처리하는 민주당의 모습이 국민들께 실망을 드렸다"고 자성했다.

송 대표는 내로남불 문제 해결을 위해 "본인 및 직계 가족의 입시·취업 비리, 부동산 투기, 성추행 연루자는 즉각 출당 조치하고 무혐의 확정 이전까지 복당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3월 9일 민주당은 국민의 심판대 위에 다시 선다"며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4년간 진심이 담긴 사과나 통렬한 반성 한번 없던 정권이었다"며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서는 친조국 성향의 일부 당원이 송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안팎으로 여진이 이어졌다.

한편 송 대표는 이날 보고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요구에 대해 "재판이 다 종료되지 않아서 사면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가 이후 "제가 사실관계 체크가 미진했다"며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을 정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