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유행 1년여 만에 대구 확진자 급증세…"지금이 변곡점"

대구시 "전파 속도 빨라…유행 장기화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도"
전문가들 변이바이러스에 주목…"방역단계·백신 접종률 높여야"

3일 0시 기준으로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4명이 나와 감염병 급속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확진자 수는 대구에서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을 중심으로 대유행한 지난 3월 19일 이후 가장 많다.

확진자 중 19명은 수성구 들안로에 있는 주점 이용객이거나 관련 n차 접촉자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유흥업소, 노래연습장 등이 지난달 22일부터 문을 닫았음에도 해당 업소는 일반음식점 허가여서 영업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앞서 확진자가 발생한 유흥주점이나 사업장, 이슬람사원 등에서도 n차 감염자가 나와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또 감염원을 알 수 없어 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가 11명에 이른다.

대구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슬람사원과 유흥주점 등을 중심으로 확진 사례가 늘어나 적게는 10∼20명, 많게는 40∼50명대를 보이다 이날 74명으로 급증했다.0시 이후에도 확진자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산발적 발생이 지속하고 발생과 감염 속도가 굉장히 빠른 상태다"며 "요양병원 등에서 몇십명씩 확진자가 나온 예전 사례와 달리 각각 독립된 발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 전반에 코로나19가 퍼진 것으로 보여 유행이 장기화하고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산발적 감염이 증가하는 데다 변이바이러스 유행까지 겹치는 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경수 영남대병원 호흡기전문질환센터 예방관리센터장은 "최근 대구 확진자 절반가량에서 변이바이러스가 나온다"며 "주점 등 방역이 약한 고리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하는데 지금이 변곡점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변이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한 데다 독성도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이전 방역 전략으로 가라앉히기 쉽지 않다"며 "전파력이 센 만큼 방역 단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변이바이러스 대부분이 영국 변이여서 현재 접종 중인 백신으로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부회장도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 코로나19가 더 유행할 조짐을 보인다"며 "방역이 느슨해지기도 했지만, 전파가 빠른 변이 바이러스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양병원이나 단체 시설에서 관리를 철저히 하니 폭발적으로 늘진 않겠지만 산발적 감염은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며 "확진자가 더 많아지고 장기간 많은 수가 발생하면 중환자가 생길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방역 대책 우선순위로 꼽았다.

송 교수는 "확진자 수가 1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100∼200명이나 500명이나 유행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본다"며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지 않는 가운데 국민들이 지치고 느슨해져 있다"고 짚었다.그는 "대구시민들이 작년에 코로나19로 고생하며 너무 오랫동안 마스크를 써 피로도가 높다"며 "그럼에도 백신 접종이 더딘 만큼 현재로선 '거마손', 즉 거리두기·마스크 쓰기·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