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에스윈드, 세계 최대 美 풍력타워 공장 품었다

베스타스 美공장 1665억에 인수…북미시장 공략 박차

증설 땐 지멘스·GE 물량 늘어…2년 뒤 美 매출만 1兆
바이든 "임기내 6만개 풍력터빈 설치" 폭발적 수요 기대
"17년간 쓰러진 타워 하나도 없어…기술·가격 경쟁력 최고"
김영우 기자
“2023년 미국 공장에서 연간 1조원 규모의 풍력발전타워를 생산하는 게 목표입니다.”

세계 1위 풍력발전타워 제조업체인 씨에스윈드의 김성권 회장(사진)은 3일 덴마크 풍력 발전기 업체 베스타스의 미국 공장 인수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1억5000만달러(약 1665억원)에 베스타스 미국 공장 지분 100%를 인수했다. 김 회장은 “현재 미국 공장에서 연간 3000억원 규모의 풍력발전타워를 납품하고 있지만 공장 증설이 끝나는 후년부터는 연매출 1조원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

김 회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헨릭 앤더슨 베스타스 회장과 인수합병(M&A)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 인수한 공장은 콜로라도주 푸에블로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타워 생산시설이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풍력발전 시설은 기둥인 타워, 발전기인 터빈, 바람을 받아 돌아가는 날개 등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뉜다. 씨에스윈드는 그중 풍력발전기를 높은 곳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해주는 타워 부문에서 세계 1위 제조사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베스타스 현지 공장 인수를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커지고 있는 데다 미국 정부가 현지 생산 제품에 대한 세금 혜택을 늘리고 있어 공장을 인수한 것”이라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풍력발전타워를 베스타스에 판매하는 장기공급 계약도 이날 체결했다. 총 1조5000억원어치다. 씨에스윈드는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도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씨에스윈드의 가장 큰 고객사는 베스타스, 지멘스, 노르덱스-악시오나 등 3개사다. 이들 회사의 매출 비중이 70%에 달한다. 김 회장은 “베스타스 외 다른 고객사에 판매할 제품까지 생산하면 미국 현지 공장 매출이 회사 전체 실적에 더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씨에스윈드는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수출액은 1억5500만달러(약 1730억원)였다.

2024년 매출 3조원 목표

최근 풍력발전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우선 미국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에 6만 개의 풍력터빈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풍력발전타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태양광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설치 비용이 저렴한 풍력발전의 장점을 살려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해 전년(7993억원)보다 21.23% 증가한 969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601억원) 대비 62.22% 늘어난 975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421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을 올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터키 등에서 자체 공장을 운영 중이다.씨에스윈드 제품의 강점은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바다에 설치하는 해상풍력 타워는 정교함과 정확도 등 기술력 차이가 업체별로 큰 편이다. 바람이 센 곳에서 거대한 날개가 돌아가기 때문에 품질이 떨어지면 타워가 쓰러질 수도 있다. 김 회장은 “17년 동안 전 세계에 1만2000여 개 타워를 판매했는데 지금까지 쓰러진 타워가 단 한 개도 없다”며 “정교한 기술력과 정확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2024년엔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