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승 윤성환의 몰락…불법도박으로 구속·승부조작 의혹까지

"야구계, 윤성환 사건 승부조작으로 번질까 노심초사"
마운드 위 윤성환(40)은 시속 130㎞대 초반의 느린 직구로도, 타자들과 정면 승부를 즐겼다. 그렇게 135승을 쌓으며 삼성 라이온즈 역사상 최다승 투수가 됐고, 한국프로야구 역대 다승 8위에 올랐다.

하지만, 3일 대구지법에 들어선 윤성환은 어깨를 펴지 못했다.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질문에도 답할 수 없었다. 한때 많은 프로야구 사령탑들이 젊은 투수들에게 "저 투수를 닮아야 한다"고 '롤 모델'로 정했던 윤성환이 한국 야구에 큰 위기감을 안겼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투수 윤성환을 구속했다.

윤성환은 이날 오후 대구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불법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윤성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맡았던 강경호 대구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사 기관은 윤성환을 '도주할 우려가 있는 피의자'로 본다.

경찰은 1일 오후 윤성환을 검거해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불법도박 의혹이 제기됐을 때, 윤성환은 "정말 억울하다.

결백을 밝히고 싶다"며 "경찰이 조사하겠다고 부른 적도 없다.

경찰이 부르면 언제든 가겠다.

지금은 내 결백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말은 거짓이었다.

경찰은 윤성환의 불법도박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고, 윤성환을 '검거'했다.

법원에 앞서 경찰도 윤성환을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수 있는 피의자'라고 판단했다.

윤성환은 또 다른 피의자 B로부터 2020년 9월께 현금 5억원을 받아 불법도박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다른 혐의에 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수사 기관은 '윤성환이 승부조작을 모의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이 '윤성환이 실제 승부조작에 가담했는지, 모의했다가 미수에 그쳤는지, 승부조작에 관해서는 무관한지' 등에 관해 수사할 가능성이 크다.

윤성환의 구속 소식을 들은 야구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승부조작까지 번지지 않았으면"이라고 바랐다.

불법도박만으로도 리그의 이미지는 훼손된다.

만약 이번 사건이 승부조작으로 번지면 KBO리그는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일단 KBO와 전 소속팀 삼성은 수사 결과를 기다리며, 수사 기관의 협조에 적극적으로 응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