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코리아' 알린 서윤복 우승메달, 문화재 된다

공군사관학교 1기 태극기도 등록 예고…소록도 유물 등 3건은 등록
서윤복이 1947년 4월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한 뒤 받은 메달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보유한 '서윤복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메달'과 공군박물관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를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서윤복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당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전인 미군정 상태였다.

하지만 그는 광복 이후 우리나라 체육 선수로는 처음으로 '코리아'(KOREA)라는 영문 국호와 태극기를 달고 출전했다고 전한다. 대회 참가 전에는 일본인들이 입던 헌 옷과 리어카 바퀴 고무를 덧댄 신발을 착용한 채 연습했고, 보스턴에 갈 때는 미군 군용기를 얻어 타고 태평양을 건넜다.

서윤복은 우승 이후 백범 김구에게 '발로 천하를 제패하다'라는 뜻의 '족패천하'(足覇天下) 휘호를 받았다.

서윤복의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은 우리나라가 1947년 6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되고, 1948년 생모리츠 동계올림픽과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데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승메달은 배지 형태이며, 높이 9.8㎝·너비 5.3㎝이다.

이 메달에 대해 문화재청은 '코리아'와 우리 민족 역량을 세계에 알린 사건을 상징하는 유물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1기 졸업생 천영성이 첫 출격을 약 열흘 앞둔 1952년 12월 5일 환송 행사에서 받은 태극기는 가로 55.5㎝·세로 89㎝ 크기다. 후배들이 선배를 응원하고 승리를 기원하며 적은 '임전무퇴'(臨戰無退), '신념'(信念), '조국통일'(祖國統一), '쾌남아'(快男兒), '축초출격 선배 천영성 중위'(祝初出擊 先輩 千永星 中尉) 글씨와 서명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천영성에 대해 "1953년 7월 한국전쟁 정전까지 62회 출격해 적의 벙커와 동굴을 파괴하고, 속초·간성 지역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태극기는 전시 중에 우리나라가 자체 교육 과정으로 조종사를 배출한 의지와 노고를 알려주는 기록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문화재청은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소록도 진정서와 성명서는 1950년대 초반 갱생원장의 강압적 운영에 반발한 한센인들이 비인권적 수용 상황과 원장 비위를 폭로한 서류다.

녹산의학강습소 유물은 한센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1949년부터 1961년까지 운영된 녹산의학강습소 제1기 학생이 받은 청진기, 해부학 서적, 수료증이다.

진관사 괘불은 1953년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승려 화가 5명이 제작해 삼각사(三覺寺)에 봉안한 대형 불화이다. 1960년부터 진관사가 소장하며, 국가무형문화재인 '진관사 수륙재'에 활용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