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 하루 급식비 1만원으로…배달음식도 매달 2회 가능"

국방부 '장병 생활여건 개선 TF'
사진=연합뉴스
국방부가 당장 다음달부터 장병 1인당 하루 급식단가를 8790원(끼니당 2930원)에서 1만원(끼니당 약 3300원)으로 인상한다. 750억원의 추가 예산이 투입된다.

국방부는 3일 오전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주관하는 '장병 생활여건 개선 전담팀(TF)' 출범회의를 열고, 이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군 수뇌부로 구성…민간 전문가 참여

장병 생활여건 개선 TF는 장병 생활과 관련된 전반적 사항들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 국방부 차관이 주관하고 각 군 참모차장 및 해병대 부사령관이 참여하는 ‘협의회’다.

구체적으로 △급식·피복·시설 개선반 △인사·병영·복지 개선반 △조직·예산 지원반 등 분야별 분과반으로 구성된다. 현역·예비역 장병과 시민 모니터링단, 민간 전문가(‘국민소통 자문단’)도 포함된다. 농림축산식품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 등 유관부처도 TF 회의에 참석한다.

서욱 국방부 장관는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군 장병 생활여건 문제는 한꺼번에 시정하기 힘든 복합적인 문제들이라며 장기적이고 복합적으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식재료 구매 시스템 바꾸고 조리인력 확충

뻔해 보이지만 이번 TF 첫 회의에선 "공급자 위주가 아니라 수요자인 장병 중심의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젊은 MZ세대 장병들이 선호하는 육류, 가공식품 등 선호 메뉴를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메뉴 편성을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연간단위로 식재료를 먼저 구매한 뒤 장병들이 먹을 메뉴를 결정하는 현재 방식도 바뀐다. 앞으로는 장병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먼저 정한 뒤 이에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기로 했다.급식의 질과 맛을 높이고, 조리인력의 근무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사단급 부대에 영양사를 배치하고, 민간조리원을 늘리는 등 방안도 추진한다. 특히 상황이 가장 열악한 육군에선 현재 정원 내 조리부사관과 조리병 편제를 보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육군 부사관학교 병영식당 1곳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구내식당 민간위탁 사업도 전군의 교육훈련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육군훈련소 1개 연대를 포함해 해·공군 기본군사훈련단, 육군 사단 신교대 등을 시범사업 대상부대로 검토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등 유사시 민간위탁 사업자가 적시 지원을 해 줄 수 있는지 등을 포함해 민간위탁 급식 소요 예산 등 제반적인 문제들을 TF에서 심도있게 분석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장기적으로 '현금' 지급해 장병이 골라 먹는 방식 추진

장기적으로는 음식 현물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대신 ‘현금’을 지급해 장병들이 원하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할 방침이다. 장병들이 급식비를 가지고 병사식당 내 다양한 메뉴 중에서 고르거나 배달음식 및 PX 음식을 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배달음식은 연간 4회에서 월 2회 허용으로 확대된다. 조리병들이 최소한 일주일에 한 끼 정도는 힘든 조리업무에서 벗어나 쉴 수 있도록 개선하기 위해서다. 또 대용량 오븐 도입 등 취사기구를 현대화해 조리 인력의 노동강도를 낮추자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그래야 자연히 맛과 품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린다.


피복·복지 등 민간 수준으로

군복과 운동복 등 피복 분야에서는 계약 및 조달제도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런닝, 내의, 양말, 운동복, 운동화 등 장병들이 항상 입고 있는 피복류는 장병들의 요구 수준에 걸맞게 상용품 보급을 적극 확대하고, 민간수준의 품질이 좋은 제품이 보급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국방부는 약속했다.

군 복무의 첫걸음을 내딛는 장병들을 위해 낙후된 육군훈련소 신축 및 개수 작업도 내년에 착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평도 등 서북도서를 비롯한 급수취약지역 내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해 관계기관 및 지자체와 협의, 상수도 연결 등 개선대책도 수립할 예정입니다.

원격강좌 참여대학 및 수강인원 확대 등을 통해 더 많은 장병들이 군 복무 중에도 경력과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한다. 또 장병들의 요구를 반영해 철도 외에도 버스·선박 모바일 예약체계 개발, 여행·숙박 할인 확대 등 '청년드림(DREAM) 국군드림' 모바일 앱 활성화를 추진한다.병사들이 민간병원을 이용할 경우 개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본인부담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군 복무 중 심신장애 판정을 받고 전역하는 병사에 대해선 장애보상금 지급범위 확대 방안을 살펴본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