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매각에 금융사들 의향서 제출…"전체 고용 승계는 부정적"

높은 인건비·긴 근속연수 등이 부담으로 작용
"7월 중엔 출구방향 정할 것"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의 전체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복수 금융회사가 인수 의향을 밝혔다. 이들 금융사는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승계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매각이 성사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전날 오후 정기 이사회에서 경영진은 매수 의향을 보인 잠재 매수자에 대해 보고했다. 이에 따른△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를 포함한 출구전략 방안에 대해 추가로 논의했다. 씨티은행은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매각 진행 경과와 관련해 3일 현재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나,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들의 고용 승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고 했다.

씨티은행 직원들의 높은 인건비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임직원 수는 939명으로,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평균 근속연수(18년3개월)도 주요 시중은행들(15~16년)과 비교하면 긴 편이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2000년대 초 폐지했던 퇴직금 누진제도 씨티은행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앞서 씨티은행은 그간 자산관리(WM)와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을 우선 순위로 두고 추진해왔다. 은행 측은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접수된 인수의향서를 면밀히 검토한 뒤 최종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씨티은행은 7월 중엔 전체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폐지 중 어떤 방안을 추진할 것인지 결정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회사 측은 "이사회와 경영진은 출구전략 진행 과정에서 고객 보호 및 은행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해 온 직원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과 불확실성 장기화는 모두의 이익에 반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7월 중에는 출구전략 실행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