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자사주 매입, 22년 만에 최대…불붙은 M&A·설비투자로 주춤해지나 [마켓인사이트]

자료=국제금융센터
경기 회복과 친환경 경영 확산으로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3일 올 들어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있는 현상을 검토하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미국 기업들은 올 들어 5040억달러(한화로 약 560조7500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했다. 22년 만에 최대 규모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확산으로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했지만 올 들어 실적이 개선되면서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실제 미국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2조4000억달러까지 확대됐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수급을 개선하고 기업의 주가 부양 의지를 시장에 확인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 때문에 주가 상승 요인으로 여겨진다. 과거 미국 주가는 비금융 기업의 자사주 매입 추이와 유사하게 움직였다.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는 "코로나19 이후 근무·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으로 설비투자·인수합병(M&A)의 견조한 회복세가 예상돼 자사주 매입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올 1분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테크와 재생 에너지 관련 부문이 투자 확대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올 1분기 M&A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강영숙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대부분의 섹터에서 주가가 크게 상승해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 공급망 다각화 등에 보유 현금을 사용할 유인이 증가했다"며 "과거와 달리 이번엔 대규모 정책 대응, 성장률·인플레이션 상승 기대로 설비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이 기사는 06월03일(14: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