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무슨 해외직구 상품입니까"…한 대구 시민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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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 자체 도입 '논란'정부 및 한국화이자가 대구시가 추진했던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 자체 도입과 관련해 정상 경로의 제품이 아닌, 불법 거래로 파악된다고 밝힌 가운데 대구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한국화이자 "대구에 제안한 업체는 불법"
"대구 시민으로서 부끄럽다" 靑 청원 올라와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자신을 대구 시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더 이상 부끄러워서 대구에서 살 수가 없다"면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일개 무역회사의 연락을 받고 화이자 백신의 구매를 정부에게 주선하겠다고 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안될 일을 한 것"이라며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불쌍한 신세가 됐다. 백신이 해외직구 상품도 아니고 보따리상 밀수품도 아닌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분명 백신 도입 추진 과정에서 대구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앞서 대구시의사회와 의료기관 모임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은 화이자 백신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텍을 통해 국내 백신 공급을 추진해 왔으며, 대구시는 최근 화이자 백신 3000만 회분을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지역 의료계와 외국 무역회사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구시가 주선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진위가 의심된다며 구매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화이자 측 역시 "화이자-바이오엔텍의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를 국내 수입·판매·유통할 수 있는 권리는 화이자에만 있다. 바이오엔텍을 포함한 다른 제3의 기관은 한국 내 판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화이자가 아닌 다른 루트를 통해 공급되는 백신은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이어 화이자 본사와 함께 대구시가 한 무역업체를 통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백신 구매에 대한 진위를 조사해 결과에 따라 가능한 법적 조치를 고려할 방침이라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