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의 밤은 너무 밝다

뇌 우주 탐험·아시모프의 코스모스

▲ 우리의 밤은 너무 밝다 = 아네테 크롭베네슈 지음. 이지윤 옮김
독일 생물학자가 '빛 공해'의 위험을 경고한 책. 저자는 인공적인 빛에 의해 밤이 밝아지는 현상을 빛 공해로 정의한다. 인간은 아침 햇빛 속 청색광을 쐬면 세로토닌과 도파민, 코르티솔 등의 분비가 촉진되고, 저녁 햇빛 속 청색광을 쐬면 멜라토닌이 분비되며 잠이 들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적절치 못한 시간대의 청색광은 생체 리듬을 교란하고, 암을 유발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빛 공해가 암에 걸리게 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은 두 가지다.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해 암을 촉진한다고 여겨지는 에스트로젠의 수치를 증가시키거나, 밤잠을 설치게 만들어 면역 체계를 약화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스라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밤의 밝기와 유방암 발병률은 관련이 높다고 말한다.

가장 밝은 지역에 사는 여성이 가장 어두운 지역에 사는 여성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은 73% 차이가 났다. 또 고려대 의대 김윤정 박사 등이 2015년 국제 학술지 '국제 시간생물학'(Chronobiology International)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한국에서 가장 밝은 서울과 가장 어두운 강원도의 유방암 위험률 차이가 34%였다고 전한다.

동물의 피해 사례로는 철새가 대표적이다.

철새 대부분은 기류의 소용돌이가 적은 밤에 이동하며 지구의 자기장에 의존해 방향을 잡는데 빛은 철새의 나침반을 무력화한다. 방향 감각을 잃은 철새들은 시각에만 의존해 비행하게 되고 불을 밝힌 고층 빌딩, 밝게 빛나는 주유소 바닥으로 곧장 날아가 충돌로 죽는다고 한다.

새끼 바다거북도 해변을 환하게 비춘 조명의 피해를 본다.

갓 부화한 바다거북은 가능한 한 빨리 바다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지만, 조명은 바다로 이끄는 대신 탈진할 때까지 모래벌판을 방황하게 하거나, 도로와 주택가로 이끌어 차에 깔리거나 말라 죽게 만든다는 것이다.

식물의 경우 빛 공해로 오랫동안 광합성을 하면서 엽록소가 재생될 시간이 사라지는 '번아웃'에 빠진다는 서울시립대 우수영 교수 연구팀의 실험 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다른 환경 문제들보다 빛 공해는 대처하기 한결 쉽다면서 지금보다 더 자주 불을 끄라고 권한다.

시공사. 300쪽. 1만6천 원.
▲ 뇌 우주 탐험 = 노성열 지음.
과학전문기자가 쓴 뇌 과학 입문서로 우리 몸속의 우주인 뇌를 탐험하도록 안내한다.

책은 뇌 과학의 기본인 뇌를 다방면으로 살펴본다.

진화론과 발생학 과점에서 뇌의 기원 및 탄생을 다루며 뇌 연구의 첫 단추인 뇌 지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 등을 설명한다.

아울러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는 뇌 공학 등을 소개한다.

이음. 288쪽. 1만8천 원.
▲ 아시모프의 코스모스 =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이강환 옮김.
공상과학소설(SF)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천문학 에세이집. 저자가 1959년부터 1966년까지 SF 잡지에 연재했던 글 가운데 천문학에 관한 17편을 모아서 엮었다.

이들 에세이는 모두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밀물과 썰물은 왜 하루에 두 번씩 일어날까, 지구 말고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성은 어디일까, 하늘에 태양이 2개 있으면 어떻게 될까, 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등등의 의문들을 위트 있는 문체로 풀어낸다.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전시 팀장을 역임한 이강환 박사가 번역과 함께 최신 천문 정보에 근거해 주석을 달았다. 문학수첩. 360쪽. 1만3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