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위로의 콘텐츠 '무형유산'의 일상화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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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 "전승공예품은행 물품 사용 추진"
"무형유산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아울러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과 위로의 콘텐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지난 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무형유산이 사람들의 일상으로 파고들어 세상이 메마르지 않기를 꿈꾼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북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이하 무형원)은 무형유산 공연·전시·교육을 선보이는 문화시설이자 전승자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재청 소속 행정기구이다. 무형문화재 전승 체계에서 가장 하위에 있는 이수자들에게 공연 무대와 창작 공간을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 시절 문화재보호법에서 무형유산 부분을 떼어낸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과정을 지켜본 이 원장은 무형원 업무가 '무형유산의 일상화'와 '무형유산의 외연 확장'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베틀 소리가 ASMR(자율감각쾌락반응)이 되기도 하고, 판소리 수궁가가 밴드 '이날치'를 만나 빛을 보기도 한다"며 "이제는 무형문화재가 전통 예술이라는 범주를 넘어 전통지식, 구전 전통과 표현, 생활관습까지 아우르는 개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는 둘이면서 하나인 상생의 관계라 양자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유형문화재에는 무형의 자산이 깃들어 있기 나름이고, 무형문화재는 사람을 매개로 해서 유형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무형원은 전시와 공연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작년에 개편을 마친 '솜씨방'에 이어 음악·무용 등 예능 부문 무형유산을 다룬 가칭 '풍류방'을 보수 중이고, 공연은 연말까지 43회 진행할 예정이다. 무형원이 여는 대규모 무형유산 축제 '무형문화재대전'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난봄에 전주에 온 뒤 무형원 공연은 거의 다 봤는데, 한센병 환자를 흉내 내는 문둥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공연에 목말랐던 전승자들이 무대 경험을 통해 자긍심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주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공연, 강연, 전시 영상과 가상현실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공연 영상을 배포할 때 공연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공예 자생력 강화를 위해 운영하는 전승공예품은행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전승공예품은행은 무형문화재 전승자가 제작한 작품을 구매해 국내외 기관에 대여하는 제도로, 모두 5천331점이 등록돼 있다.
대여를 원하는 기관은 별도 사용료 없이 운송비만 부담하면 된다. 이 원장은 "전승공예품은행은 주로 전시에만 활용됐는데, 거문고나 가야금 같은 악기는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도록 하고 싶다"며 "명장이 만든 악기를 쓰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전승공예품은행에 있는 물건도 사용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무형유산은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될 수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아울러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과 위로의 콘텐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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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이종희 국립무형유산원장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무형유산이 사람들의 일상으로 파고들어 세상이 메마르지 않기를 꿈꾼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북 전주에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이하 무형원)은 무형유산 공연·전시·교육을 선보이는 문화시설이자 전승자 활동을 지원하는 문화재청 소속 행정기구이다. 무형문화재 전승 체계에서 가장 하위에 있는 이수자들에게 공연 무대와 창작 공간을 제공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 시절 문화재보호법에서 무형유산 부분을 떼어낸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는 과정을 지켜본 이 원장은 무형원 업무가 '무형유산의 일상화'와 '무형유산의 외연 확장'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베틀 소리가 ASMR(자율감각쾌락반응)이 되기도 하고, 판소리 수궁가가 밴드 '이날치'를 만나 빛을 보기도 한다"며 "이제는 무형문화재가 전통 예술이라는 범주를 넘어 전통지식, 구전 전통과 표현, 생활관습까지 아우르는 개념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는 둘이면서 하나인 상생의 관계라 양자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유형문화재에는 무형의 자산이 깃들어 있기 나름이고, 무형문화재는 사람을 매개로 해서 유형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은 무형원은 전시와 공연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작년에 개편을 마친 '솜씨방'에 이어 음악·무용 등 예능 부문 무형유산을 다룬 가칭 '풍류방'을 보수 중이고, 공연은 연말까지 43회 진행할 예정이다. 무형원이 여는 대규모 무형유산 축제 '무형문화재대전'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 원장은 "지난봄에 전주에 온 뒤 무형원 공연은 거의 다 봤는데, 한센병 환자를 흉내 내는 문둥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공연에 목말랐던 전승자들이 무대 경험을 통해 자긍심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주라는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공연, 강연, 전시 영상과 가상현실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다"며 "공연 영상을 배포할 때 공연자에게 보상을 해주는 방안도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공예 자생력 강화를 위해 운영하는 전승공예품은행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전승공예품은행은 무형문화재 전승자가 제작한 작품을 구매해 국내외 기관에 대여하는 제도로, 모두 5천331점이 등록돼 있다.
대여를 원하는 기관은 별도 사용료 없이 운송비만 부담하면 된다. 이 원장은 "전승공예품은행은 주로 전시에만 활용됐는데, 거문고나 가야금 같은 악기는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도록 하고 싶다"며 "명장이 만든 악기를 쓰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전승공예품은행에 있는 물건도 사용해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