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현충원서 현충일 추념식…문대통령 5번째 참석(종합2보)

96세 미군 참전용사 영상 메시지…'현충문 근무 교대식' 첫선
철조망 활용 기념패…'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 문구
국가보훈처는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추념식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정부·국회·군·18개 보훈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식 참석은 취임 후 이번이 다섯 번째로, 임기 중 매년 참석했다.

올해 추념식은 서울현충원-대전현충원-유엔기념공원(부산)이 3원으로 연결됐다. 이번 추념식 식전행사에서는 '현충문 근무 교대식'이 처음으로 펼쳐졌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최고의 예우 차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라고 정부 측은 설명했다.

이후 개식 선언 및 조기 게양, 사이렌 묵념, 국민의례, 헌화·분향 및 묵념,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문 대통령의 추념사, '현충의 노래'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서울현충원에서는 국방부 의장대가, 유엔기념공원에서는 국방부 및 유엔사령부 의장대가 각각 태극기를 조기 게양했고, 오전 10시 정각에 추념식 시작을 알리는 조포 21발이 발사됐다.


동시에 전국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1분간 묵념이 이뤄졌다.

이어 국가유공자이자 전 국가대표 패럴림픽 탁구 선수 안종대 대한민국상이군경회 사업총괄본부장이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했고, 6·25 참전유공자 후손이 묵념곡을 트럼펫으로 연주했다. 미군 공수부대원으로서 6·25 전쟁에 참전해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96) 대령의 영상 메시지와 6·25 참전유공자 김재세(94) 선생의 편지 낭독도 이어졌다.

또 6·25 참전유공자로 헌신한 이진상, 안선 씨와 강원 인제 서화지구에서 전사한 고(故) 조창식 씨의 조카에게 국가유공자 증서가 수여됐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추념식을 위해 9·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전방 철책 제거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철조망과 화살머리고지 전투 지역에서 발굴한 나침반을 활용해 기념패를 제작했다.

기념패에는 '이 땅에 다시 전쟁의 비극은 없습니다'라는 문 대통령의 친필 문구가 각인됐다.

이 기념패는 서울현충원 호국전시관 2층에 전시된다.

정부는 "기념패는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고, 참전의 고귀한 희생과 노고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추념식을 계기로 앞으로 국회 정상의 현충원 참배 시 기념 물품을 기증받는 절차를 정례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을 포함한 천안함 생존 예비역 장병들 일부는 이날 추념식이 열린 서울현충원 앞에 흩어져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최 전 함장은 생존 장병 중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는 데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정부 심사 기준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보훈처 관계자는 "같은 사고가 있었다 하더라도, PTSD 등 질환의 발현이 해당 사고로 발현됐는지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어 심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보훈심사는 한번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고, 나중에 해당 사고로 인한 PTSD 등 질환이 진단되는 경우, 언제든지 다시 신청해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