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추진위원장 "쌍방울, 이스타 인수실탄 충분…3년 내 경영 정상화 자신 있다"

기관투자가들도 FI로 참여
LCC와 고객층 겹쳐 시너지
신경훈 기자
“3년 안에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켜 코로나 이전 수준의 매출 5500억원을 달성하겠습니다.”

김정식 쌍방울그룹 이스타항공추진위원장(56·사진)은 2013년부터 4년간 이스타항공 대표를 지냈다. 쌍방울그룹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달 그를 영입했다. 김 위원장은 “LCC가 높은 원가 등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긴 하지만 경영 노하우를 살리면 얼마든지 돈 버는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이스타항공 공개 입찰에는 쌍방울그룹의 광림 컨소시엄과 식품기업 하림그룹, 일부 사모펀드(PEF) 등 1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까지 예비 실사를 하고 14일 매각 금액이 적힌 입찰서류를 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입찰 금액이 가장 중요하지만 운영계획, 인수합병(M&A) 시너지 효과, 고용 안정, 신사업 추진 등 다각도로 봤을 때 광림 컨소시엄만 한 적격후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림 컨소시엄에는 광림과 미래산업, 아이오케이 등 쌍방울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밝힐 수는 없지만 기관투자가도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유보 현금과 부동산 자산, FI 자금 등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광림 컨소시엄이 기대하는 시너지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소비자 데이터베이스다. 쌍방울그룹의 주요 소비자는 2030세대 여성인데 이스타항공의 650만여 명 회원 중 절반가량이 2030 여성이다. 겹치는 고객층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극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둘째는 쌍방울그룹의 유통망과 아이오케이의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김 위원장은 “광림 컨소시엄에 들어온 아이오케이의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K콘텐츠 문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오케이에는 배우 고현정, 조인성 등과 가수 장윤정, 전효성, 코미디언 이영자, 김숙 등이 소속돼 있다. 방산업체인 광림이 자동차 특장차 제작 및 정비를 하고 있어 항공 정비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12개 중국 노선을 확보한 이스타항공은 중국 항공물류사업,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국인 관광객 대상 K콘텐츠 문화사업 등 사업 다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의 2019년 매출은 5518억원이었다. 그는 “무엇보다 제가 떠난 뒤 어려워진 이스타항공 직원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복직시키고 고용을 안정시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