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이제 용기를 내 만나야 한다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화
<프롤로그>
6.25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는 아픔을 겪고, 다시 코로나 사태로 생이별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제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 껴안고 대화하고 식사하고 싶다. 그게 삶의 궁극적인 행복이고 목적이기 때문이다. 영화 <해바라기(I Girasoli Sunflower), 1970>에서 전쟁에 참전했다가 기억 상실에 걸린 남자를 기다리던 여자는 모진 세월을 보내다가 그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세월의 상처는 그들의 사랑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었다. 마치 용수철이 너무 늘어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회복 탄력성을 잃듯이 말이다.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이별은 이제 끝내야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해바라기가 해를 향해 달려가듯 반드시 만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국가 지도자들은 명운을 걸어야 할 때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2차 세계대전 무렵, 나폴리 시골 출신 이발사의 딸 지오반나(소피아 로렌 분)는 북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온 전기기사인 안토니오(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분)와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리지만 전쟁 중이라 귀대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안토니오가 정신병자인 것으로 꾸미나 들켜 군사재판을 피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떠나게 된다. 얼마 후 지오반나는 남편의 전사통지서를 받지만 남편이 살아 있을거라고 확신하고 그를 찾아 러시아의 구석구석을 찾아 헤맨다. 천신만고 끝에 남편을 찾지만 그는 부대에서 낙오되어 헤매다가 기억을 잃어버리고 러시아 여인 마샤에 의해 구조되어 딸을 둔 아버지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이탈리아로 돌아와 마네킹 공장의 나이 든 일꾼 에토와 결혼하고 아들도 낳고 그럭저럭 살아간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돌아온 안토니오는 지오반나를 찾아 이탈리아로 오고 그들의 삶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지오반나가 남편이 살아있다고 확신한 배경은?
전사통지서를 받은 지오반나는 망연자실하지만, 안토니오가 소속된 부대에서 제대한 군인이 안토니오가 퇴각 중 돈강 근처에서 눈 속에 지쳐 쓰러지게 되나 눈의 공포와 추위와 갈증, 굶주림, 그리고 쫓아오는 러시아 군인들로 인해 구할 수 없었고 후에 누가 안토니오를 구해 줬다는 얘기를 전해주자 남편이 살아있다고 확신하고 멀고 먼 러시아로 가서 모스크바에서 우크라이나까지 헤맨다. 하지만 이탈리아 전사자 묘지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러시아 시인<미하일 스베틀라바>가 지은 추모시 "나폴리의 젊은이여! 어찌하여 러시아의 대지로 왔는가? 짙푸른 지중해에서 행복을 찾지 못했던가? 보스토크에서 나 그대를 만났을 때, 머나먼 베스비우스산을 생각했네"라는 시에서 큰 슬픔만을 느끼게 된다.
B. 영화에서 해바라기가 상징하는 것은?
지오반나는 남편을 찾아 해바라기가 만발한 우크라이나 벌판을 달리는 기차 안에서 가을 하늘의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사랑에 대한 애잔함과 아련함을 보여준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사랑과 믿음, 기다림, 그리움으로 러시아의 국화이기도 하다. 헨리 만시니의 OST 'Loss of Love'는 지오반나의 한 남자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잘 나타내 준다.
C. 지오반나가 찾은 남편의 근황은?
우여곡절 끝에 모스크바 변두리촌에서 안토니오의 집을 찾게 된 지오반나는 그곳에서 러시아 여인 마샤가 빨래를 걷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 여인에게 안토니오의 사진을 보여주자 마샤는 안토니오의 군화를 꺼내 보이며 자초지종(눈밭에 쓰러져 사경을 헤매고 있던 이탈리아 병사를 발견하고 극진히 간호하여 살려냈고 전쟁의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안토니오는 그곳에 머물려 자신과 가정을 이룬 것)을 설명한다.
D. 두 남녀의 재회는?
러시아의 노동자로 사는 안토니오가 퇴근하는 기차역에서 마샤와 포옹하자 그 모습을 본 지오반나는 충격과 회한에 젖어 오열하며 이탈리아로 돌아가는 열차에 뛰어올라 집으로 돌아온 후 안토니오와의 추억이 담긴 모든 물건들을 파괴하고 잊기로 한다. 한편 지오반나를 멀리서 본 안토니오는 그녀가 버리고 간 가방과 "지오반나에게 사랑을 보내며. 안토니오가"라고 적힌 사진을 보며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긴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돌아온 안토니오는 전쟁터로 갈 때 약속했던 여우목도리 선물을 사들고 이탈리아로 지오반나를 찾으러 가지만 마네킹 공장에 다니는 나이든 에토와 결혼하여 밀라노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던 지오반나는 만나자고 전화 온 안토니오를 거절한다. 하지만 러시아로 돌아갈려던 국제열차가 파업으로 하룻밤 더 머물게 된 안토니오는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줄 것을 간청하고 지오반나는 운명적인 재회를 하게 된다.
E. 소피아 로렌(Sophia Loren)은 어떤 배우인가?
이탈리아의 영화배우: 불거진 광대뼈와 가무잡잡한 얼굴, 무척이나 강인한 모습이지만 관능적인 섹스 심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배우다. <쿼바디스(Quo Vadis), 1951>에서 노예 소녀로 데뷔 후, 장 뽈 벨몽도와 출연한 <두 여인(Two Woman), 1961>에서 아카데미 여주주연상을 수상했고 그 이후에도 <엘 시드(El Cid), 1971>, <카산드라 크로싱, 1976>등 많은 작품에서 열연하였다.
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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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오랜 시간이 흘러 만난 두 남녀는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서로의 달라진 처지로 눈물과 포옹으로 다시 이별을 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주 만나고 부대껴야 한다. 시간과 공간이 흘러가면 세월의 변화로 사랑의 감정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영화 <쉘부르의 우산, 1964>에서도 전쟁으로 헤어진 연인이 먼 훗날 눈 내리는 성탄 저녁 우연히 만나지만 서로의 아이 이름을, 약속했던 프랑소와라고 붙인 것 만을 확인하고 다시 각자의 삶 속으로 쓸쓸하게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랑한다면 코로나라는 혹한을 극복하고 만나야 하고 용기 있게 삶을 살아내야만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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