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인 듯 가게 아닌 듯 AI가 꾸미는 1평짜리 무인신발가게

발 크기 3D 스캔으로 측정, AR로 적합한 신발 제안
실제 매장과 가상 점포 혼합 모델, 비용 극소화
일본 플릭핏사가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운용중인 무인신발가게.
일본을 대표하는 도쿄 하네다공항. 이 공항의 1터미널은 일본항공(JAL)이 주로 이용하는 터미널입니다. 이곳 5층 스타벅스 매장 근처에 지난해 말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신발 판매장이 등장했습니다. 매장 면적은 겨우 한 평 남짓입니다. 직원도 없고 전시된 신발도 없는 무인점포입니다. 그저 발 크기를 재는 3D 측정 장치와 신발을 신은 모습을 보여주는 AI 기능의 디스플레이만이 있습니다.
고객은 화면을 통해 나오는 디자인을 보고 사고 싶은 신발을 선택한 뒤 센서가 장착된 3D 측정 장치에 서면 됩니다. 이 장치는 발끝에서 발뒤꿈치까지 발크기를 스캔합니다. 스캔이 끝난 뒤 AI 디스플레이는 가장 잘 맞는 크기의 신발을 제안합니다. 고객이 이 가상 신발을 신고 만족하면 디스플레이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주문하면 됩니다. 주문 처리된 상품은 며칠 뒤 집으로 배송됩니다. 디자인과 치수가 맞지 않으면 반품도 가능합니다.

한국 브랜드 페이퍼플레인 채용…아동용 수요 많아

디스플레이에서 신발을 추천하는 모습.
일본 AI 소프트웨어업체 플릭피트(Flickfit)가 고안한 무인 가게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실제 매장과 가상 점포를 혼합한 모델입니다. 미국 인텔의 3차원 카메라인 리얼센스를 탑재했습니다. 1만 수천 건이 넘는 발 데이터와 신발 치수 데이터를 수집해 각종 발 형태에 맞춘 신발을 제안하는 AI 추천 엔진을 개발했습니다. 가게에 들어올 때부터 설명은 음성으로 흘러나옵니다. 가게 안팎에는 카메라가 한 대씩 설치돼 있습니다. 매장을 둘러보거나 한 번씩 찾아오는 고객들의 행동을 수집하기 위해서입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신발은 정말 구매하기 힘든 상품 중의 하나입니다. 실제 발 크기와 신발 크기를 맞추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플릭핏이 고안한 아이디어는 사용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윈윈할 수 있는 새로운 판매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실제 매장에서 구매 데이터를 얻을 수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플릭핏이 판매하는 신발은 한국의 메리노울 신발 브랜드인 페이퍼플레인입니다. 자연소재인 메리노울 신발은 착화감과 건강, 친환경 요소를 두루 갖춘 신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동용 운동화와 샌들로 유명한 브랜드입니다.

스마트폰 통한 발 측정 AI 개발 추진

고객들은 주로 젊은 층이 많습니다. 가장의 나이가 30~40대인 가족 단위 고객이 특히 이 매장을 좋아합니다. 어린이들이 매장 부스에 와서 흥미 있게 시스템을 보고 있으면 젊은 부모들이 신발을 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히로바시 히로히토 플릭핏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코로나 감염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줄이면서 짧은 시간에 신발을 선택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겠다"라는 생각으로 이 점포를 열었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이 신발을 선택하는 데 고민이 많다는 소리를 듣고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는 것입니다.

이 기업의 당장 과제는 측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실물로 치수를 재는 피팅과 AR로 재는 피팅에선 가끔 오차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플릭피트는 질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불만을 적극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플릭피트는 3월 도쿄 근처 가와사키시 상업 시설에 2차 가게를 냈습니다. 올해 내 수도권에서 5~15점의 가게를 낼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해 발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AI를 활용해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인 매장이 앞으로 더많이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오춘호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