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인가 D-1…인터넷 은행판 '삼국지' 막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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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9일 정례회의서 본인가 결정인터넷 은행의 삼국지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9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은행업 진출 허가 여부를 결정하면서 인터넷은행이 3개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케뱅, 카뱅 이어 '토뱅'까지 진출
소비자들 "금리혜택 대출상품 기대"
중금리 대출 확대에 '적극'…토스 '원앱' 시너지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일 정례회의에 '토스뱅크 은행업 인가 심사'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지난 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한 후 약 4개월 만에 본인가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본인가는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개선 사항을 전달받아 수정 및 보완을 거쳤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본인가를 받은 후 3분기에 출범이 유력하다.
토스뱅크의 출범을 앞두고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30대 직장인은 "토스뱅크가 나오면 케뱅(케이뱅크), 카뱅(카카오뱅크) 때처럼 저렴한 금리의 대출 상품을 선보일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며 "나오는 즉시 대출을 받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당시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를 내걸며 모객에 나섰다. 2017년 4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의 경우 '직장K 신용대출' 최저 금리는 연 2.73%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은 금리를 앞세웠다. 같은 해 7월 카카오뱅크는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영업에 나섰다.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통장은 최대 한도 1억5000만원까지 연 2.86% 금리를 적용한 상품이었다.
중금리 대출 비중 34.9%까지 '확대'…증권·보험과의 시너지도 강점
이처럼 소비자들이 토스뱅크에 기대하는 배경엔 토스가 중금리 대출 확대를 내걸었다는 점도 있다. 토스는 올해 말 중금리 대출 비중을 34.9%로 설정했다. 내년엔 42%까지 확대한 후 2023년 말엔 44%까지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케뱅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21.4%, 카뱅의 경우는 10.2%에 불과했다.선배격인 카뱅과 케뱅과의 경쟁에서 발빠르게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가 중금리 대출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놀랐다"며 "중금리 대출에서 발빠르게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밝혔다. 토스가 중금리 대출을 대거 확대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고 확신한 배경은 대규모 금융데이터를 이미 확보하고 있어서다. 토스는 송금을 중심으로 금융업을 영위해온 덕에 앱 전체 이용고객 중 1000만명 이상의 카드·계좌 연결 서비스를 사용한 정보가 쌓여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모델(CSS)을 세분화하면 차주에게 더 많은 금융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신용평가사(CB)에서 7등급을 받은 차주는 토스뱅크에서 4~5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대출한도가 늘어났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앱 토스에 가입한 사람은 2000만명이 넘는다. 토스는 기존에 운영 중인 앱을 통해 은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증권·보험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원 앱'도 있다. 토스 앱을 통해 뱅크 보험 증권 등 전 계열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전략이다. 토스증권은 출범 3개월여 만에 300만 계좌를 돌파했고, 토스인슈어런스는 10개월 만에 70만건이 넘는 보험상담 실적을 쌓았다. 이미 보험과 증권을 쓰는 사용자들이 토스뱅크도 자연스럽게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