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한 '두슬라' 공매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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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重·인프라코어 동반 약세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동반 급락했다. 약 2주간 개인투자자가 몰리며 주가가 급등하자 공매도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두산중공업은 8일 20.78% 급락한 2만5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인프라코어도 12.83% 떨어진 1만4950원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원전 사업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두산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7일까지 약 2주간 130% 급등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같은 기간 62% 올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달 29일 영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분할된 뒤 다음달 21일 재상장된다. 영업 부문은 현대중공업지주에 매각되고, 투자 부문은 두산중공업에 합병된다.
호재가 있기는 하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면서 두산중공업이 한국판 ‘밈(meme) 주식’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밈 주식은 미국에 상장된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처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된 주식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 뭉친 개인투자자들이 유행처럼 몰려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다.주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급등하자 공매도 거래대금도 빠르게 늘어났다. 이달 2일부터 유가증권시장 일별 공매도 거래대금 1위는 계속 두산중공업이 차지했다. 지난 3일 기준 두산중공업 공매도 잔액은 2974억원으로, 한 달 전(289억원) 대비 10배로 늘어났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원전 관련주의 급등’은 연초 ‘우주 관련주의 급등’을 떠올리게 한다”며 “올초 우주 관련주까지 급등할 때 성장주 테마가 거의 다 소진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면, 원전 관련주의 과열에서도 가치주 테마의 재료가 소진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