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 선배, 보내드리기 싫지만…" 눈시울 붉어진 이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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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기에는 너무 많은 업적을 가진 레전드다"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고(故)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이 별세한 가운데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광을 함께 했던 이천수 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이하 위원장)이 이틀째 빈소를 방문했다.
전날 고인의 별세 소식을 듣고 늦은 시간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던 이 위원장은 장례식 둘째 날인 8일에도 조문을 했다.이에 이 위원장은 "아직 너무 힘들다. 마음이 착잡하다. (유 전 감독을) 정말 보내드리기 싫지만, 보내드려야 한다면 좋은 곳으로 잘 보내드려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고인과 이 위원장은 그라운드를 함께 누볐던 사이다. 축구선수로서 은퇴 후에도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고인과 함께한 시간을 추억한 이 위원장은 "젊었을 때는 정말 멋있는 선배님이었고, 최근에 같이 일하면서 감독으로서도 참 멋있는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또 그는 "건강 때문에 팀에서 나가셨지만, 몸이 좋아지고 있었다. 다시 돌아와서 팬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이야기를 계속하셨다"며 "나도 '꼭 약속을 지키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통화로 많이 했다"고 밝혔다.눈시울이 붉어진 이 위원장은 "축구인들이 많이 반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축구인으로 남아있는 한 서로를 더 챙기고 옆을 보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 감독님으로 인해 축구인들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팬들에게 세상을 떠난 고인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이 위원장은 "선배를 먼저 떠나보내는 것 자체가 늘 죄송한 마음이다. 후배로서 상철이 형 몫까지 잘하겠다"며 "잊히기에는 너무 많은 업적을 가진 레전드다. 오래오래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떠나는 감독님을 멋있게 보내드리되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