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내 동지이자 친구 우상호…내보내는 마음 찢어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9일 '운동권 동지'인 우상호 의원에 탈당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의 34주기 추모식에서다. 송 대표는 "한열이 하면 생각나는 게 우상호다.

제 동지이자 친구인데 저 때문에 이곳에 오지 못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와 우 의원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40년 가까이 '86세대'의 맏형 노릇을 해왔다. 이 열사의 추모식에 빠짐없이 참석해온 우 의원은 이날 이례적으로 불참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드러나 전날 탈당 권고를 받은 탓으로 보인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 10일 전국 22개 도시에서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하루 앞두고 연세대 앞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쓰러졌고, 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피 흘리는 사진은 6월 민주항쟁을 끌어내는 기폭제가 됐다.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 의원은 이 열사의 장례식에서 영정 사진을 들고 행진했다.

송 대표는 "집 한 칸 없이 전세아파트에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것에, 권익위의 부실한 조사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밝히고 돌아오라고 보내는 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우 의원은 어머니 묘지로 쓰기 위해 구입한 농지에 계속 농사를 지었다며 소명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송 대표는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열이와 우상호 의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너무 안타깝다"며 "권익위는 수사권이 없어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우니 소명하라는 취지인 만큼 잘 소명하고 올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탈당 권고에 반발하는 의원들에 대해 "잘 고민하고 수용하시겠죠"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는 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 등도 참석했다. 정 전 총리는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는 마음을 잘 간직하고 다음 세대가 우리보다 더 부유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