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조선사에 제약사까지…대기업 'AIX 도우미'로 떠올랐다

라이징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KT의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는 사용자가 3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대중화돼 있다. 여기에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의 기술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포티투마루의 딥러닝 기반 지능형 질의응답(QA) 시스템이 그것이다. 사용자가 기가지니에게 일반 상식에 대해 물어봤을 때 AI가 똑바로 답을 한다면 이는 포티투마루의 QA 시스템 덕분이다. QA 시스템은 LG유플러스의 스마트워치 ‘키즈워치’와 온라인숍 챗봇에도 탑재돼 있다.
포티투마루의 도움을 받는 대기업은 통신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우조선해양이 2019년 도입한 ‘AI 기반 선박영업지원 설계시스템’도 포티투마루의 작품이다. 선주가 조선사에 선박 건조를 발주할 때는 수백 건에 이르는 기술적 문의를 해 온다. 이전까지는 직원들이 과거 서류들을 일일이 뒤져가며 답을 해줘야 했다. 포티투마루 솔루션이 적용된 이후엔 AI가 이 과정을 대신한다. 수십만 건에 달하는 선박 서류를 학습한 AI가 선주 요구의 맥락과 의미를 파악해서 신속하게 답을 찾아준다. 포티투마루의 솔루션은 선박 서류 요약과 서류 자동 작성 등 업무까지 수행하고 있다.
포티투마루는 최근엔 국내 한 대형 제약사와도 QA 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제약사엔 의약품 처방·주문 관련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언제 어느 약국에 어떤 약품을 공급했는지를 찾으려면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다. 포티투마루 QA 시스템은 이 과정을 AI로 자동화할 수 있게 해줬다.
소프트뱅크와 SK이노베이션, 기아자동차 등도 포티투마루의 주요 고객사다.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이른바 ‘AIX(AI전환)’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들의 숙제로 떠오른 가운데, 포티투마루가 주요 대기업의 든든한 AIX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포티투마루는 2015년 창업한 어린 기업이지만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2018년 세계적인 기계독해 경진 대회인 ‘스쿼드(Stanford Question and Answering Dataset) 2.0‘에서 구글과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기계독해는 AI 알고리즘이 스스로 문제를 분석해서 최적화된 답을 찾는 기술이다. 포티투마루의 QA 시스템의 기반엔 이런 강한 기계독해 역량이 있다는 평가다.
포티투마루는 지난 4일 우리금융지주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디노랩 2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로써 회사는 KB금융, NH농협, 신한금융, 하나은행, 우리금융까지 5대 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헬스케어 분야를 비롯해 보다 다양한 업종으로 우리의 AI 솔루션을 확대하고 싶다”며 “세계적으로 연구 개발이 활발한 ‘생성모델’ 등 기술로 AI 역량을 고도화하는 것도 주요 목표”라고 말했다.
서민준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