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번엔 '베이징 환경' 논쟁?…주중미대사관 게시 논란

주중미대사관 베이징 오존 자료 게재…"점점 심각해져"
中누리꾼들 "미국이나 신경써라…중국 사회 갈등 조장 의도"
미중 갈등이 가열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이 베이징의 오존 오염 현황을 알리는 자료를 올려 중국 누리꾼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 9일 환구망(環球網) 등에 따르면 주중 미국대사관은 최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오존(O₃) 지수와 같은 새로운 베이징 대기질 자료를 올려놨다.

주중 미국대사관은 이 자료를 올리면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베이징의 오존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주중 미국대사관은 2011년 베이징 차오양구의 대사관 주변 초미세먼지(PM2.5) 지수 등 대기질 자료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중국에는 초미세먼지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중 미국대사관의 PM 2.5 수치가 큰 관심을 끌자 중국 당국은 결국 대기 모니터링에 PM 2.5 지수를 넣었다.

환구망 등 중국 매체들은 "10년 전 주중 미국대사관이 베이징의 대기 오염을 공론화하는 데 성공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환경 문제 등을 부추겨 중국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비난했다.
웨이보의 한 중국인 누리꾼은 "미국이 베이징의 오존 상태를 신경 쓰기보다는 미 육군 포트 데트릭 기지의 바이러스를 감시하는데 주의를 더 기울였다면 60만명의 미국인이 감염돼 사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베이징의 PM 2.5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심각한 오염일도 기존 46일에서 10일로 줄었다며 주중 미국대사관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변학자들은 "중국인들은 정부의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성과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려고 환경 주제를 다시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도 이미 눈치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