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언제올까?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지표 총정리 [한경제의 솔깃한 경제][주코노미TV]

주식투자인구 800만 시대, 아직 주식을 시작하지 못한 나머지 2000만 주린이들(경제활동인구 기준)을 위해 주식의 기초를 설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주코노미TV> 채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벌써 6월입니다.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결심한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다이어트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현재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겠죠. 체성분검사를 통해 체지방은 얼마나 줄여야하는지, 어디를 중점적으로 운동해야하는지 파악해야 할 겁니다. 또 다이어트 중간중간 확인절차도 거쳐야해요. 운동을 했는데도 체지방이 생각보다 줄어들지 않았다면 식습관을 바꿔야 할 거고요, 체수분이 부족하다고 나오면 물을 더 마셔야합니다. 체중, 골격근량, 체지방률... 이런 지표들을 참고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다이어트의 과정입니다.

주식투자도 똑같은 원리입니다. 지표들을 통해 내 몸상태를 알고 있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을 파악하고 있어야 성공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거죠.

그래서 오늘은 주식초보들이 꼭 알아야할 경제지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마침 이번주 후반에 중요한 지표들이 공개된다고 하니까요, 공부하귀 영상 통해서 미리 개념을 접해두면 뉴스를 더 잘 소화하실 수 있을 겁니다.

경제지표의 종류와 역할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용어사전을 보면 ‘경제’란 ‘사람이 생활하며 필요로 하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나누고 쓰는 것’이라고 나와있습니다. ‘물건’, ‘서비스’, ‘만들어 나눔’, ‘쓰는 것’에 초점을 맞춰 경제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기업이 생산한 물건과 관련된 주요 경제지표로는 ‘생산자물가지수’와 ‘구매관리자지수’, ‘ISM제조업지수’가 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Producer Price Index라고해서 PPI라고 부르는데요. 미국 내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물가의 변동치를 의미합니다. 제품 원가가 올라가면 제품 가격이 올라가니까 물가가 오르겠죠.

구매관리자지수는 PMI지수라고도 부릅니다. 기업에서 물건구매를 담당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경기를 좋게 보는지 나쁘게 보는지 설문해서 그 답변을 지수화한거예요. 담당자들에게 신규주문은 얼마나 넣었는지, 생산과 고용은 어떤지, 주문한 원자재는 잘 배송되는지 등을 물어봅니다.앞으로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구매담당자는 원자재 구입량과 신규주문을 늘리겠다고 말할 거고,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면 그 반대가 되겠죠. 그래서 PMI를 통해 경기를 전망할 수 있는겁니다. PMI가 50을 넘기면 경기 확장, 50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합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 ISM이 산출하기 때문에 ISM지수도 기사에 많이 등장해요. ISM제조업지수, ISM비제조업지수 등 종류는 다양합니다. 시카고 제조업지수를 통해 ISM지수를 예측하기도 하는데요,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시카고에 몰려있기 때문에 두 지수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높습니다.

둘째, ‘사용’ 부분입니다. 소비랑 관련된거죠.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소비자들이 구입한 특정 상품들의 평균 물가수준을 측정한 것으로 인플레이션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보통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오르기 때문이죠.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을 수립할 때 소비자 물가지수를 참고합니다.
심리지표도 있어요. ‘소비자 신뢰지수’ CCI가 대표적입니다. 소비자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인데요. 이 지수가 오르면 소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지는거죠. 1985년 평균치를 100으로 두고 비율로 표시됩니다. 민간 조사그룹인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가 지역경제 상황, 고용 상태, 6개월 후의 지역경제, 고용 및 가계 수입에 대한 전망 등을 조사해 발표합니다.

미시간대학에서 발표하는 미시간대학소비자신뢰지수도 있는데 컨퍼런스보드의 CCI와 설문 문항에 약간 차이가 있어서 두 지수가 항상 동행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선행지표 이외에 시장이 주목하는 후행지표들도 있습니다. GDP와 고용지수입니다. GDP는 국내총생산을 의미해요.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합한 것이죠. 경제성장률을 얘기할 때 이 지표가 쓰입니다.

고용지수에도 주목해야합니다. 취업자 수, 실업자 수, 비농업부문 고용지수 등이요. 고용은 곧 경제활동을 의미하니까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는 이런 다양한 지표를 참고해서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연 8회 발간합니다. 표지가 베이지색이라서 베이지북이라고 불러요. FOMC가 각 연방의 경제 상황을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이달초 발표된 베이지북에서 FOMC는 “백신접종 속도 증가, 경제 재개 효과에 힘입어 미국 경제 활동이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어요. 구글 검색창에 ‘Federal Reserve Board’를 검색하셔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공식홈페이지에 들어가면 Monetary Policy 탭에서 베이지북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경제지표의 등장?

경제지표마다 영향력은 다릅니다. 금리를 조절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이런 경제지표를 참고해서 정책을 내놓지만 또 이런 지표가 발표될 때 시장은 미리 중앙은행의 대응을 예측해서 움직이거든요.

또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해요. ISM제조업지수가 대표적입니다. 제조업지수가 떨어지면 기업의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칠테니 주가지수가 떨어져야하는데 이 그래프를 보시면 제조업지수는 하락하는 반면 S&P500지수는 계속 올라갑니다.
전체 산업에서 제조업의 영향력이 점차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S&P500기업 중 건물, 토지, 재고 등 유형자산 비중은 1975년 83%에서 2020년 11월 10%대로 급감했습니다. 글로벌 산업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돌아갔으니까 기계, 설비 등이 기업 가치와 직결됐지만 지금은 지적재산권(IP), 브랜드가치, 소프트웨어 등이 중요해진거죠.
그래서 최근에는 경제를 전망하는 연구원들이 구글 모빌리티 지수나 애플 모빌리티 지수도 활용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기 시작했다거나 식당에 방문하는 횟수가 늘었다면 이것이 경기 확장을 의미하겠죠. 꽤나 괜찮은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코앞... 증시 향방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발표됩니다.
7일에는 중국 5월 수출입지수가 나옵니다. 5월 수출액과 수입액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몇퍼센트 늘어나고 줄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죠. 8일에는 유로존 1분기 국내총생산 확정치가 발표될거예요.

9일에는 우리나라의 1분기 GDP와 5월 실업률, 그리고 중국의 5월 소비자·생산자물가가 나옵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그 다음날인 10일에 발표되고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는 11일에 나온다고 합니다. 유럽중앙은행 ECB의 통화정책회의도 10일에 예정되어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중에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어요.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가 6월 중순에 열리는데 그 직전에 공개되는 마지막 물가지표이기 때문입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월에 이어 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 조기 긴축, 즉 테이퍼링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공개된 베이지북을 통해서 ‘미국의 경제회복속도가 다소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니까요.
반대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면 FOMC에서도 테이퍼링과 관련된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아서 시중금리가 안정화되겠죠. 그러면 상대적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집니다.경제지표로 증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주식시장도 어쨌든 경제의 한 부분이니 무관하다고 할 순 없겠습니다. 각종 경제지표가 코스피지수의 전고점을 뚫게해줄지, 하반기 자산배분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함께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