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의회, 사상 첫 대통령 탄핵소추…"총선 때 폭력 지지"

3개월 내 헌재서 탄핵 여부 결정…메타 대통령 "정치 보복" 반발
알바니아 의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바니아 의회는 전체 의원 140명 가운데 104명의 찬성으로 일리르 메타 대통령의 탄핵안을 의결했다.

알바니아가 1991년 공산 체제에서 다당제를 토대로 한 민주적 정치 시스템으로 전환한 이래 의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것은 처음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결정된다. 헌재 결정은 3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승리한 좌파 성향의 사회당은 메타 대통령이 총선 전 우파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과 한편이 돼 사회당파에 대한 폭력을 지지하는 등 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바니아에서는 총선일을 나흘 앞두고 사회당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갈등이 폭발하는 와중에 총격 사건이 발생해 사회당 지지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한 바 있다. 다만, 메타 대통령은 사회당이 정치적 보복을 자행하고 있다며 탄핵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1990년대 초 사회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메타 대통령은 1999∼2002년 총리를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2004년 노선 갈등으로 탈당한 뒤 사회주의통합운동을 창당하면서 사회당과는 완전히 결별했다.

그는 2017년 7월 대통령에 취임해 임기를 약 1년가량 남겨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