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석칼럼] 이준석과 김정은, 그리고 남북의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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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보수 야당 ‘국민의 힘’ 당 대표로 정치 입문 11년 만에 85년생인 이준석이 당수로 등극했다. 보수정당에서 화려한 경력의 다선의원들을 제치고 국회의원 한번 못한 원외의 ‘무선(無選)’이고 40세가 되어야 하는 대통령 출마자격 조차 없는 36세의 당 대표 탄생은 헌정사 유례없는 획기적인 일이다.
남북한의 젊은 정치 지도자 그리고 남북한의 MZ세대가 한반도의 사차산업혁명시대의 정치, 경제 주역으로 전환하는 대분기점에 와있다.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에서 사실상 당락의 열쇠를 가진 MZ세대에게 ‘꼰대’ 이미지를 안고 있는 ‘국민의 힘’ 은 이 대표 당선으로 단번에 현대식으로 큰 리모델링 한 셈이다. 새로 바꾼 최신식 스마트폰처럼 이것저것 눌러보니 과연 좋다고 유권자들이 반응할지는 아직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번 여파로 여당의 박용진 의원 등 젊은 정치인들이 동반하여 전면에 나설 것이고 구태정치인들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져 한국 정치인의 물갈이가 빠르게 진행 할 것이다. 또 나이를 떠나 기존 정치인이 아닌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신예 정치인들 또한 정치 새 바람에 편승할 시대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는 세상이 코로나, 사차 산업혁명, 디지털 경제, 미중 패권전쟁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내외 변화 속에서 기존 아날로그 형태의 정치로는 국가는 물론이고 국민의 기본적인 생존과 행복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국민의 위기감이 현실 정치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기존 40대 이상의 국민은 이미 지역, 이념, 성향에 따라 거의 지지하는 정당이 반반으로 나누어져 고착되어있다. 반면에 진보성향을 지닐 수밖에 없는 MZ세대 유권자들이 그동안의 전통적 흐름과 달리 기존 여권에는 기대를 줄이면서 또 야당에게도 호감을 많이 주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정치신인 윤석열 그리고 이준석 등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대감을 늘리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그것이 지난 서울 및 부산시장 선거에서 보여준 20·30세대들의 투표 결과와 최근의 대권 주자 여론조사와 오늘 이준석 국민의힘의 새로운 당대표 당선으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일자리, 집 장만, 재테크, 심지어 연애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원하는 MZ세대들이 최근 수년간 불공정한 사회현상을 자주 보며 희망을 잃고 흡사 유목민이 새로운 풀밭을 찾아 나서려는 형국이다.
최근 도쿄올림픽 지도에 까지 일본의 상습적이고 의도적인 독도 도발을 놓고 한국은 예외 없이 격한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광화문을 깡그리 중국인들이 사들였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메타버스(Metaverse)의 일종인 어스 2(earth2)라는 가상 세계 토지 거래소에서 중국인들이 광화문의 ‘랜드마크’를 사들인다고 필자 칼럼의 독자 한 분이 걱정스러운 문자를 보내왔다. 가상화폐처럼 가상 부동산이 실물자산처럼 거래되는 등 이렇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에 대하여 제대로 알고 대처할 만한 정치인이 몇이나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대가 중심이 돼가는 시대에서 변화를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노력도 안 하는 구태 정치인은 도태되고 시대 흐름을 알고 미리 대처하려는 정치인은 성장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 조짐이 이대표의 당선과 무관하지 않다.
물론 기존 정치인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와 젊은 정치인들의 패기와 새로운 변화시도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84년생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북한의 권력자가 되었으니 이준석 대표처럼 정치 입문 11년이 되었고 37살이다. 북한 김정은 권력이 유지되는 힘은 이른바 통치자금이다.북한과 같은 검은 권력은 일단 정적을 제거한 후 집권하며 정치 엘리트를 적절한 보상과 가혹한 처벌, 즉 당근과 채찍으로 다루며 충성 조직을 유지한다. 충성 정치 엘리트들에게 개인적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통치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국제정치학자 부에노 데 메스키타의 ‘독재자의 핸드북’에서 거론된 ‘선출인단’ 이론이다.
집권 초기에 김정은은 광물 수출 중심으로 통치자금을 조달했고, 이후 1차 상품 수출 및 인력 송출 등 국가가 배분할 수 있는 각종 외화벌이 인허가권을 분배해 통치자금을 조달했다. 그런데 장기간 지속한 대북제재에 더해 코로나 국경 봉쇄로 인해 통치자금 마련이 어려워졌다. 통치자금이 고갈된 것이다. 권력유지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고 미국 등이 바라는 제재효과이다.
그래서인지 10일 김정은이 살이 빠진 듯한 모습이라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를 인용해 미국과 유럽의 주요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북한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또래의 북한 MZ 세대라고 한다.
이 세대가 노동당과 수령의 통제를 당연시했던 이전 세대들과는 성장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성장한 이들 세대의 밥줄은 당의 배급이 아니라 장마당이었고, 500여 개의 장마당을 통해 북한 구석구석까지 스며든 한국의 문화는 이들의 일상을 지배했다.
장마당이 기르고 한류를 접한 북한 MZ세대는 외부세계를 동경하고 개인주의에 익숙하다. 김정은 체제를 흔드는 뇌관인 셈이다. 이들은 북한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세대이다.
그래서 이들에게 자유와 민주 성향의 문화를 알게 하는 정보를 많이 접하게 하여야 한다. 보여주기 식의 대북 지원, 대북 정책보다 가장 효과가 큰 실질적 대북 평화 구축을 위한 일이고 지름길이다. 때문에 북한은 그 별것 아닌 듯한 대북 전단지 살포에도 무력 대응 등 격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도 변해야 산다. 언제까지 국경이 없는 전파와 인터넷을 손으로 총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 이제 시대변화의 현실을 인정하고 체제를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북한 권력도 북한동포도 한민족도 살고 클 수 있다.
시대는 변한다. 변온(變溫) 동물인 개구리는 활활 타는 불 위에 얹어진 솥 안에서 물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즐기다가 결국 밖으로 튀어나오질 못하고 죽는다. 세상의 변화 역시 임계점에 이를 때까지 각종 시그널 (징조)을 보내며 서서히 변하지만, 적응이 늦으면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 생존에도 문제가 생긴다. 적자생존의 법칙이다.
사차 산업혁명시대 대분기점에 한국과 세계는 와있다.
기존 산업혁명시대의 자본주의의 매력이자 독인 대량생산 체제는 끝났다. 기존의 경제 패턴으로는 경제성장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 선발주자의 등대처럼 북극성을 바라보고 한국 등 후발 주자가 따라간 지난 산업혁명시대는 종말을 고했다.블록체인, 인공지능, 데이터 알고리즘, 클라우딩 등 다양한 첨단의 창의적 기술이 융합한 은하수를 만들지 못하면 영원히 지배당하는 선승 독점 시대에 들어선 지 오래다. 아마 그 결과는 10여년 안에 판가름 날 것이다.
한국이 코로나에도 다른 나라보다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모두 기업 덕분이다. 이제 한국의 후진 정치도 무조건 변해야 한다. 국제무대를 넘나들며 생존과 지속성장을 위하여 세계적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의 기업가들처럼 한국 정치도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처럼 패권적 시각을 가지고 행동이 변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한국의 운명은 대부분 강국들에 의하여 결정되어왔다.
그 의미 있는 변화의 시발점이 이준석 젊은 정치지도자 탄생으로 보인다. 아울러 과감하게 정치에 뛰어든 정치신인들에게도 좋은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남과 북의 30대 정치지도자 그리고 남북의 MZ세대가 주축이 되어 희망의 한반도를 열어가는 대 변환점에 우리가 서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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