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인 줄 알았더니"…어깨통증, 놔두면 좋아진다는 건 착각

이미 파열된 회전근개는 치료 시기 놓치면 파열 부위 넓어져

# 이모(55·여) 씨는 최근 들어 극심한 어깨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칠 정도다. 나이 탓이겠거니 생각해 스트레칭만 하다가 뒤늦게 찾은 병원에서 결국 회전근개파열을 진단받았다.

인구 고령화에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한 데도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동결견으로 치부해 제대로 진단 없이 병을 방치하는 일이 많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회전근개 파열,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동결견, 석회화 건염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 중 회전근개 파열은 50대 후반에서 60대 중장년층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깨관절 주위를 덮고 있는 네 개의 힘줄인 회전근개가 파열된 상태를 말한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의 회전 운동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므로 네 개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통증은 물론이고 팔의 힘도 떨어진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나 과도한 어깨 사용 등이 회전근개 파열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적절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데도 수술 없이 좋아질 수 있는 동결견으로 오해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동결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팔의 운동 범위에서 큰 차이가 난다.

동결견은 어떤 방향으로 팔을 올리거나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다.

어깨가 굳어져서 아무리 본인이 팔을 올리려 해도 올라가지 않고 통증이 심해진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특정 방향으로 팔이 움직이지 않고, 반대 팔로 아픈 팔을 올리려고 하면 올라간다.
예컨대 본인이 팔을 어깨 위로 아무리 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으면 동결견, 아프긴 해도 반대쪽 팔로 아픈 팔을 올렸을 때 올라가면 회전근개 파열로 짐작해 볼 수 있다.

다만 동결견과 회전근개 파열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하나의 질환만 앓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회전근개 파열은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동결견과 달리 근육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회전근개 파열을 동결견으로 오해하고 스트레칭이나 근력운동을 많이 하는 바람에 근육과 관절이 더 손상되는 환자도 많다.

이때 파열된 부분이 점점 커지면서 광범위한 파열로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이에 따라 어깨에 통증이 있을 때는 무조건 동결견으로 단정 짓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회전근개가 파열됐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무조건 수술할 필요는 없다. 김명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을 동결견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근육의 지방변성이 진행돼 파열된 힘줄의 봉합이 어려워지고 재파열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어깨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평상시에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