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코로나로 방치된 청각장애학생 교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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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비장애인과 달리 청각장애인에게 온라인 교육은 또 다른 장애다. 일반학교 통합교육 환경에서 공부하는 청각장애 학생(78%)에게 수어·자막 등 학습 지원이 되지 않아 청각장애 학생들은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EBS는 장애인 대상 홈페이지를 별도로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EBS 청각장애 강의는 대부분 자막만 제공된다. 수어는 평생교육의 24개 프로그램에만 있을 뿐이다. 청각장애 학생들은 학원 등 사교육 기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비장애 학생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많은 청각장애인은 청력 손실로 언어능력 습득에 제한이 있어 독해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청각장애인의 청력 결함으로 인한 언어능력 저하를 보완하려면 단일 감각을 통한 단일 매체보다는, 여러 감각통로를 활용한 결합 매체를 접할 수 있도록 해 자유로운 관점의 토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구어(입모양)와 수어, 자막 등을 동시에 제공해 이해를 높일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청각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엔의 ‘장애인권리협약’에는 ‘균등한 기회에 기초해 차별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마련돼야 하고,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교육받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천명하고 있다. ‘SDG4-교육2030’ 포럼도 ‘평등하고 포용적인 양질의 교육 보장과 평생학습의 진행’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장애로 불평등한 조건에 놓인 청각장애인이 국가의 ‘교육 안전망’ 안에서 소외되지 않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한국의 급속한 발전엔 그 어느 나라보다 높은 교육열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교육은 나라 발전의 원동력이다. 미래 인재를 키우는 일에 장애인이라고 차별받게 둬서는 안 된다.

임진이 < 한국복지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