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新대서양헌장과 中 공산당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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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의 서쪽 끝에 있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섬. 1941년 8월 14일, 이곳 앞바다의 영국 군함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대서양 헌장’을 발표했다. 양국은 독일 등 파시즘에 맞서 세계 평화를 지키고 각국 영토 주권과 자치, 자유 항행을 보장하는 8개 항에 합의했다. 이 헌장은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설립 기반이 됐다.
‘대서양 헌장’ 80주년을 앞둔 지난 10일 미·영 정상이 북대서양 동쪽의 영국 콘월에서 ‘신(新)대서양 헌장’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내용과 방향이 훨씬 구체적이다. 민주주의 수호와 국제 공조 조항을 대폭 강화했다. 어제 끝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국과 함께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최고 수준의 안보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중국은 이에 맞불을 놓고 있다. 내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 생가 등 혁명 유적지를 찾는 ‘홍색 관광’을 늘리고 ‘중국몽’을 강조하는 영화를 대거 재개봉하고 있다. 인터넷 검열 강화에 이어 이달 23일부터 톈안먼 광장도 봉쇄한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 재편 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은 신대서양 동맹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잇는 ‘다이아몬드 안보협력’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양과 아프리카까지 진주 목걸이 모양으로 연결하는 ‘일대일로(一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공격적인 ‘전랑(늑대)외교’로 각국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 정치의 격동은 경제 영역에서도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반도체·배터리 동맹을 거듭 강조하는 동안 중국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를 외치며 측면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한국은 중국 눈치를 보느라 몇 년째 우왕좌왕하고 있다.풍랑이 거셀수록 선장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어떤 선장은 바람이 부는 걸 불평하지만, 유능한 선장은 바람에 따라 돛의 방향을 조정할 줄 안다. 그것이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안보와 경제 문제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 간 동맹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의 동맹은 미국밖에 없다. 6·25 때 피를 함께 흘렸기에 혈맹이라고 부른다. 미국의 동맹은 26개국에 이른다. 중국은 북한과 파키스탄뿐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대서양 헌장’ 80주년을 앞둔 지난 10일 미·영 정상이 북대서양 동쪽의 영국 콘월에서 ‘신(新)대서양 헌장’을 발표했다. 이번에는 내용과 방향이 훨씬 구체적이다. 민주주의 수호와 국제 공조 조항을 대폭 강화했다. 어제 끝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국과 함께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는 최고 수준의 안보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중국은 이에 맞불을 놓고 있다. 내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 생가 등 혁명 유적지를 찾는 ‘홍색 관광’을 늘리고 ‘중국몽’을 강조하는 영화를 대거 재개봉하고 있다. 인터넷 검열 강화에 이어 이달 23일부터 톈안먼 광장도 봉쇄한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질서 재편 바람은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은 신대서양 동맹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략, 미국·일본·호주·인도를 잇는 ‘다이아몬드 안보협력’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중국은 인도양과 아프리카까지 진주 목걸이 모양으로 연결하는 ‘일대일로(一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와 공격적인 ‘전랑(늑대)외교’로 각국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 정치의 격동은 경제 영역에서도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반도체·배터리 동맹을 거듭 강조하는 동안 중국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를 외치며 측면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 사이에서 한국은 중국 눈치를 보느라 몇 년째 우왕좌왕하고 있다.풍랑이 거셀수록 선장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어떤 선장은 바람이 부는 걸 불평하지만, 유능한 선장은 바람에 따라 돛의 방향을 조정할 줄 안다. 그것이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안보와 경제 문제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는 국가 간 동맹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의 동맹은 미국밖에 없다. 6·25 때 피를 함께 흘렸기에 혈맹이라고 부른다. 미국의 동맹은 26개국에 이른다. 중국은 북한과 파키스탄뿐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