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두 달 만에 美 출장길…이번엔 동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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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서부 이어 현장점검 행보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두 달 만에 또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4월 미국 서부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엔 동부 지역이다. 지난달 74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정 회장이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율차·로봇 등 신사업 거점
뉴욕·보스턴 1주간 둘러볼 듯
빅테크 기업 CEO 만날 가능성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전용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출장에서 뉴욕, 보스턴 등 동부 지역을 약 1주일 돌며 현장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엔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자율주행차, 로봇 등 미래 신사업의 거점이 모여 있다.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지난해 12월 인수를 발표한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이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모셔널은 2023년 미국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투자 또는 협업할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만남도 이번 출장 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74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도 직접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올가을부터는 미국에서 아이오닉 5도 판매한다.
수소연료전지,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등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미래 성장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상반기 미국 워싱턴DC에 UAM 사업을 전담할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정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현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향후 판매전략도 점검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미국 시장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3월 14만4923대, 4월 15만994대, 5월 17만4043대로 세 달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5월엔 월간 판매량 기준으로 미국 진출 35년 만에 118년 역사의 포드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아반떼, K5 등 세단과 투싼, 쏘렌토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골고루 호조를 보였다.
정 회장은 지난 4월엔 로스앤젤레스(LA) 현대차 판매법인과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을 찾아 직원들을 독려했다. 앞서 1월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정 회장은 최근 영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카가 주관하는 ‘2021 오토카 어워즈’에서 ‘이시고니스 트로피’를 수상했다. 오토카 측은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흥미로운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정 회장의 리더십으로 주요 선두 업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