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만난 文 "반갑다" 인사만…韓·日회담은 '불발'

바이든과 20여일만에 조우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와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7을 계기로 기대를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의는 열리지 못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G7 확대정상회의 세션1이 열리기 전 카비스베이호텔에서 스가 총리를 만나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스가 총리 취임을 기념해 가진 한·일 정상 통화, 지난해 11월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서 영상 인사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두 정상이 반갑게 인사를 교환했지만 한·일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의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까지 회담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 간 비공식 회동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즉석 환담’을 나눈 바 있다. 정상회의장 옆 대기실에 아베 총리가 들어서자 “잠깐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성사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지지율 하락, 도쿄올림픽 개최 문제 등 부담을 안고 있는 스가 총리 입장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국내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며 “한국도 대화를 중시하고 있지만 매달리는 모양새까지 가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목표가 뚜렷한 만큼 머지않은 시기에 만남이 추진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회담장에서 바이든 대통령과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지난달 21일 정상회담 이후 20여 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될 것 같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미국이 보낸 얀센 백신 예약이 18시간 만에 마감됐다”며 “한국에서 큰 호응이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강영연 기자/콘월=공동취재단